작년 상반기 서울 전체 분양권 거래량 대비 4배 넘게 늘어
중개 거래-직거래 간 웃돈 격차 4억 이상 나기도
가족간 거래·다운계약 활용 가능성 제기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동대문구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53건으로 집계됐다. 단지별로는 전농동 '롯데캐슬 SKY-L65'가 42건, 용두동 '한양 수자인 192'가 11건 거래됐다. 이는 작년 서울 전체 분양권 거래량(12건)의 4배를 웃도는 수치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연착륙 대책으로 전매 제한이 완화하면서 청량리 일대에서 입주를 시작한 단지의 분양권 수요가 활발해진 모양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들 단지의 분양권 거래량 중 약 38%(20건)가 직거래로 이뤄졌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개 거래 분양권 매물에는 기존 분양가 대비 5억원가량의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반면 직거래 매물에는 웃돈이 거의 붙지 않아서다.
전농동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전용면적 84㎡A형 분양권은 지난달 16일 15억112만원(57층)에 중개 거래된 반면 전용 84㎡B형 분양권은 같은 날 9억6450만원(16층)에 직거래됐다. 이들 아파트 분양가가 각각 10억2930만원, 9억375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분양권에 4억7000여만원과 2700만원씩의 웃돈이 형성됐다. 같은 면적이지만 거래 유형에 따라 가격 차가 4억원 넘게 벌어진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용두동 '한양수자인 192' 단지에서도 적잖게 나타났다. 이 단지의 전용 84㎡형 분양권은 지난 5월 3일 당초 분양가 대비 약 3억원 비싼 14억1485만원에 중개 거래됐지만, 지난달 같은 면적 분양권은 웃돈이 약 1600만원에 불과한 8억5690만원에 직거래됐다. 전농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중개 거래와 직거래 간 시세 차이가 크다보니 가격을 잘못 알고 현장에 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수요자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업계에선 잔금을 치를 능력이 부족한 아파트 수분양자(분양 계약자)가 분양권 전매 시 양도세 부담을 피하고자 직거래를 통한 가족 간 증여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청약 당첨일로부터 1년 이내에 분양권을 매도한다면 지방 소득세를 포함해 시세 차익의 77%, 2년 안에 팔면 66%를 양도세로 내야 하는데, 특수 관계인 간 거래 시 시세와 거래가 차액이 30% 미만이면 증여세 대상에서 배제되기 때문이다.
이밖에 매수자와 매도자가 짜고 실제 시세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계약하고 차액은 현금으로 지급하는 '다운계약'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중개팀장은 "최근 서울 주택시장이 꿈틀대는 틈을 타 편법 행위 가능성을 내포한 직거래 사례가 더러 발생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국토교통부 등 정부 차원에서 특수 거래를 면밀히 살피고 있어 이같은 현상이 속출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