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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의 점화에는 1930년대부터 이어져온 그의 추상 여정이 함축돼 있고, 그 작은 점 하나하나에는 자연과 인간, 예술을 아우르는 보편적 세계에 대한 확장된 사유가 담겨 있다.
그의 '하늘과 땅 24-Ⅸ-73 #320'은 제목이 연상시키듯, 화면을 구분하는 대지의 능선을 따라 서로 다른 점의 세계가 펼쳐진다.
이즈음 그는 건강이 악화되어 작업의 힘겨움을 종종 토로했고 이 작품 역시 완성된 날 일기에 '죽을 힘을 다해서 완성'이라고 기록돼 있다.
이 그림은 공간적인 제목을 붙인 유일한 작품으로, 당시 그의 일기에 드러나는 도가적 사유를 볼 때 그것은 인간과 자연, 삶 모두를 아우르는 보다 큰 세계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호암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