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가 하향세 및 한전 '역마진' 개선
국제 유가·국민 부담 등 종합해 동결 결정
21일 한전은 올해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가 현재와 같은 ㎾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분되는데, 정부와 한전은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인 전력량요금을 포함한 다른 전기요금 항목을 조정하지 않았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상황을 전기요금에 탄력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상하한선은 ㎾h당 ±5원이다.
당초 한전은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h당 10.2원으로 최초 산정했지만 상하한선 적용으로 ㎾h당 5원을 정부에 제출했다. 한전 측은 이달 20일까지 정부가 별도 의견을 제시하지 않아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h당 5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이로써 지난해 4월부터 이어진 전기요금 인상이 멈췄다. 한전과 정부는 5회에 걸쳐 총 ㎾h당 40.4원, 39.6%에 달하는 전기요금 인상을 이어갔다. 지난해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 때문이다. 다만 한전은 치솟는 에너지 원가를 전기요금에 충분히 반영치 못하면서 누적적자 45조원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제 유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한전 역마진이 축소되는 추세라는 점이 이번 전기요금 동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한전의 역마진은 1월 17.2원, 2월 14.5원, 3월 34원이었다가 4월 7.8원으로 뚝 떨어졌다. 2022년 한전의 '역마진'이 ㎾h당 42.0원까지 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 폭 개선이다.
또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해 8월 22일 1MMBtu(열량 단위)당 9.68달러까지 올랐지만 최근 들어서는 2달러대로 떨어졌다.
앞서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이달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 부담을 고려할 때 인상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전 역마진 해소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45조원대에 달하는 누적 적자를 해소해 한전 재무 위기를 극복하려면 전기요금 추가 인상 필요성이 여전히 있는 상황이다.
당초 정부는 올해 필요한 전기요금 인상 폭을 ㎾h당 51.6원으로 산정했지만, 지난 1분기와 2분기를 합해 누적 요금 인상 폭은 ㎾h당 21.1원에 그쳤다. 증권업계는 한전이 올해 3분기에 들어가야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