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우리 국민들 매우 불쾌"
친명계도 이재명 처사 지적… 정부여당 반응 두고는 "너무 무책임"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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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13일 싱 대사가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동하면서 한국 정부에 내정간섭 성 발언과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한 것에 대해 아예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싱 대사가 개인적인 의견을 말한 것이라면 추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철규 사무총장도 이날 국회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 6월 8일은 조선 말기 청나라의 위안스카이가 조선에 내정 간섭한 것에 버금가는 치욕적인 날"이라며 "싱 대사의 무례한 태도와 언행은 부적절한 정도를 넘어 외교관의 자격마저 재고해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싱 대사에 대해선 "부임한 지 4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2020년 5월 언론 인터뷰를 통해 홍콩의 국가보안법을 공식 지지해 달라며 한국 정부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사드 배치에 대해 '우리의 주권적 영역'이라고 밝히자 싱 대사는 기고문에서 공개 반론을 펼치며 내정간섭을 노골화한 바 있다.
싱 대사 발언 논란이 커지자 그의 업무상 비위 의혹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싱 대사는 '1박당 1000만원 숙박시설 접대', '코로나 방역수칙 위반 대기업 임원 만찬', '공관원 숙소 부지 주차장 전용 및 탈세' 등 의혹으로 보도된 바 있다. 이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사실이라면 국제협약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싱 대사가 외교관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망각하고 계속 오만하게 행동한다면 앞으로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까지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 의원과 이 사무총장에 이어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석기 의원도 싱 대사의 추방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싱하이밍 대사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거나 이런 무례가 반복된다면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해 추방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여당, 싱하이밍 한 목소리 비판… 야당 "한·중 관계 악화 발언"
외교부도 이날 "주한 대사가 언론에 공개될 것이 명백한 상황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의도적으로 우리 정부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 문제"라고 공식 입장을 내놨고, 박진 외교부 장관도 "모든 결과는 대사 본인의 책임이 될 것이란 점을 분명히 경고했다"고 밝혔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싱 대사 논란을 민주당이 자초했다며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이) 오히려 막말을 쏟아낼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고 저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며 "특권과 폭주로 한국정치사에 부끄러움을 남기고, 사대주의와 무능으로 한국외교사에 치욕을 남긴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도 이날 "중국 측이 이 문제를 숙고해보고 우리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싱 대사 해촉을 요구한 것으로 정부의 대중국 강경기조가 다시 확인된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싱 대사의 발언에 우리 국민들이 매우 불쾌해하고 있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한편 민주당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싱 대사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는 점엔 공감하면서도 당시 자리에 있었던 이재명 대표는 관련 입장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지 않다. 이런 가운데 친명계 의원들도 이 대표의 처사가 적절치 않았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거기에 대해 좀 더 그 자리에서 문제점을 지적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싱 대사의 발언이 국가 간 해서는, 더구나 대사로서 해서는 안 되는 부적절한 발언 아니었나"라며 "또 싱 대사가 과거에도 굉장히 과격한 발언을 많이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강경한 정부여당의 입장에 대해선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정 의원은 "한·중 관계가 굉장히 나쁜 상황인데 나쁘게 된 원인은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중국 문제와 관련해, 특히 대만 문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 과하게 나가지 않았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민생과 경제를 책임져야 할 여당이 이걸 계기로 한·중 관계를 악화시키려는 발언을 너무 무책임하게 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