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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엄정화 “고민 많을 때 찾아온 ‘닥터 차정숙’…최고 전성기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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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23. 06. 07. 10:10

배우, 가수로서 황금기를 다시 맞이한 엄정화
어딜 가든 '차정숙'으로 불려 기뻐
가수 앨범도 준비중...계속 나아가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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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화가 '닥터 차정숙'으로 성공적인 안방극장 복귀를 이뤘다./제공=사람엔터테인먼트
"가장 빛나는 전성기요? 지금인 것 같아요. 제가 했던 모든 시간들이 합쳐져 지금을 맞이했거든요. 다시 이런 시간이 올 줄 몰랐는데, 그간의 시간에 대한 응원도 많이 받는 것 같아 영광입니다."

1993년 연예계에 데뷔한 엄정화가 데뷔 30주년을 넘긴 현재, 또 다시 전성기를 맞이했다. 배우와 가수 활동을 오가며 정상을 지킨 엄정화는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 tvN '댄스 유랑단'으로 '올라운더'의 위력을 보여줬다.

최근 종영한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의 성장기를 그린 작품으로, 마지막 회가 18.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자체 최고 기록을 세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엄정화는 "방송 전에는 괴로울 만큼 큰 부담감이 있었는데 첫 방송 이후 반응이 너무 좋고 2회 때 시청률이 두 배로 오르는 걸 보고 부담감이 기쁨으로 변했다.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어디를 가든 저를 '차정숙'으로 불러줘요. 극중 이름으로 불리는 게 이번이 처음이라 더욱 큰 의미가 있죠. 차정숙과 제가 동일시되는 것 같아 안도했어요. 차정숙 때문에 힘을 많이 받았다는 메시지도 많았어요. 특히 자신도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였는데 용기를 내서 다시 시작해보겠다는 메시지도 많이 받았죠. 조금이나마 제가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것에 너무나 기뻐요."
외도를 한 남편 서인호(김병철), 철없는 시어머니 곽애심(박준금) 사이에서 당당히 자신의 꿈을 찾는 차정숙의 모습은 엄정화이기에 더욱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영화를 주로 해오던 엄정화는 코로나19 이후 극장가가 어려워지며 설 자리가 줄었고, 드라마 타이틀롤은 6년 만이라 부담이 됐다. 어쩌면 '닥터 차정숙'은 엄정화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출연할 수 있는 영화는 줄어들고 나이도 들면서 작품을 찾기도 어려워졌었어요. 고민이 컸을 당시 '닥터 차정숙'을 만나게 된 거죠. 만약 '닥터 차정숙'이 잘 안 되면 앞으로 저에게 작품이 없진 않을까 걱정도 됐어요. 그런데 작품이 큰 사랑을 받아서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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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화 /제공=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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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화 /제공=JTBC
작품에서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아내 캐릭터는 늘 화를 내거나 눈물을 흘리는 등 격정적인 감정을 갖는다. 하지만 차정숙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담담하고 단단해졌다. 엄정화는 "정숙을 독하게 표현하지 않으려고 했다. 정숙이라면 그런 눈빛을 가지면 안 될 것 같았다. 그저 '차정숙'이라는 사람의 입장에서 남편을 바라보려고 노력했다. 실제 나라면 가만 안 뒀겠지만"이라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김병철 배우와 호흡이 너무 좋았어요. 캐스팅 단계부터 김병철이라는 소식에 너무나 기대가 됐어요. 사실 굉장히 밉고 나쁜 캐릭터인데 김병철이라면 잘 해줄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훌륭한 배우와 함께 차정숙을 할 수 있어 행운이었죠."

'닥터 차정숙'과 비슷한 시기에 함께 하게 된 '댄스 유랑단'에서는 또 다른 엄정화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효리, 보아 등 여성 가수들이 전국을 돌며 무대를 펼치는 만큼 '히트곡 부자' 엄정화의 무대도 오랜만에 화제가 됐다.

"저는 무대에 올라가는 걸 너무 좋아해요. 그 좋아하는 걸 결코 나이라는 이유 때문에 안 하고 싶진 않더라고요. 내가 좋아하고 계속 할 마음이 있다면 계속 가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이효리에게 특히 고마워요. 효리가 선배인 저를 이끌어준 시간이 분명 있어요. '환불원정대' 당시 자신감도 많이 잃고 목이 아파 위축되어 있었는데, 그럼에도 도전할 수 있었던 건 효리 덕분이에요. 그렇게 조금씩 앞으로 나왔죠."

특히 엄정화는 최근 모 대학교 축제에 등장해 무대를 펼쳤고, 오래된 엄정화의 히트곡을 따라 부르는 대학생들의 모습이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엔 이어폰을 끼고 있고 스피커가 관객 쪽을 향하고 있어 관객들이 '떼창'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나중에 모니터 영상을 보는데 눈물이 나더라. 감동받았다. 특히 어린 친구들이 저의 곡 '페스티벌'을 굉장히 좋아한다. 가사를 보는데 눈물이 난다고 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다들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구나'를 느꼈다"고 말했다.

배우와 가수 활동에서 다시 정점을 찍은 현재, 엄정화는 세상의 모든 '차정숙'에게 응원의 이야기를 전했다.

"저는 앞으로도 계속 재밌는 작품, 좋은 노래를 찾아서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요. 경단녀를 포함해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찾지 못하고 실행하지 못하는 분들에게 작은 것 하나라도 실천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것들이 모여 아마 엄청난 변화가 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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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화 /제공=사람엔터테인먼트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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