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노른자 입지까지 투자자 외면
고금리·불황에 수익률 신통치 않아
"고분양가 여파로 공실률 상승 지속"
서울 강남권 노른자위로 불리는 입지 역시 다르지 않다. 입주한 지 3~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공실이 있는가 하면 신규 분양이나 경매에 나온 상가를 찾는 수요자도 감소했다. 임대료의 변동 추세를 나타내는 임대가격지수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더 이상 매력적인 투자처로 보는 시각도 줄어들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과 분양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단지 내 상가의 공실률은 9.7% 수준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헬리오시티 단지 내 상가 공실률은 올해 1분기 기록한 서울지역 평균 공실률(8.0%)보다 높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은 명동, 종로, 홍대 등을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늘어나면서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 외의 지역은 엔데믹으로 인한 상권 활성화 요인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보합 내지 소폭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 노른자위 입지로 주목을 받았던 '래미안 원베일리' 단지 내 상가의 계약률도 60%를 넘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강남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단지 내 상가인 '개포 자이스퀘어'도 25개실 가운데 약 10실 정도가 비어 있다. 경매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1월 강남구 '대치SK뷰' 단지 내 상가(1층)는 두 차례 유찰 끝에 감정가 23억3000만원보다 8억3000만원 낮은 15억원에 낙찰됐다. 응찰자는 단 한 명이었다.
단지 내 상가는 아파트 입주민을 배후수요로 두고 있어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혼재한 가운데 고금리를 감당하기 벅차다 보니 과거와 달리 높은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투자수익률도 신통치 않다. 올해 1분기 서울지역 소규모 상가 투자수익률은 0.44%를 보였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 2015년 1월 이후 최저치다.
임대가격지수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상승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 서울지역 집합상가의 올해 1분기 임대가격지수는 99.59로 지난해 4분기 대비 0.09포인트(p) 떨어졌다. 소규모 상가와 중대형 상가도 각각 99.25, 99.55를 기록했다. 소규모 상가는 지난해 4분기 대비 0.24p, 중대형 상가는 0.12p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고분양가 등으로 인해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수익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당분간 이 같은 공실률 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 시 수익률이 더 떨어질 수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 생활 반경이 넓어지고 라이프 스타일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뚜렷한 차별화가 없다면 공실률이 늘어나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