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5000억원' vs 동원 '약 2000억원' 제시 알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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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동원그룹에 따르면 회사는 한국맥도날드 인수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조건이 맞지 않았다"며 "장 마감 이전에 관련 사항을 공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동원산업은 지난 1월 진행된 한국맥도날드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하며,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영역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동원그룹이 보령바이오에 이어 한국맥도날드마저 인수를 포기하면서, 이 같은 전략은 중장기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인수가를 두고 양 측의 입장차가 커, 결국 동원그룹이 M&A 협상에서 발을 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맥도날드가 내놓은 매각가는 5000억원이지만, 동원산업 측은 2000억원을 전후하는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높은 가격에 비해 운영 자율권이 많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동안 한국맥도날드 매각은 국내 프랜차이즈업계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한국맥도날드의 경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업계 1위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반면 한국맥도날드의 결손금 2916억원(2021년 기준)을 자본잉여금(2989억원)으로 해소할 수 있지만, 적자 회사라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실제 한국맥도날드의 영업손실은 2019년 440억원, 2020년 483억원, 2021년 278억원 등으로 지속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가 1996년 5월 맥도날드 코퍼레이션과 '마스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30년간 미국 맥도날드 본사에 순 매출의 5%를 로열티로 지불해야 하고, 신규로 개점하는 점포당 4만5000달러의 정액 기술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꼽혔다. 2021년 기준 한국맥도날드의 미국 본사에 낸 '지급수수료 등'은 541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이 414%(2020년)에서 631%(2021년)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불안요소로 꼽혔다. 한국맥도날드가 보유한 토지규모가 공시지가 기준 1368억원에 이르지만, 부동산 경기가 불황이어서 실제 매각 또는 개발 시 가치가 얼마나 상승할 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있다.
한편 한국맥도날드 매각 추진은 2016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2016년 당시 미국 맥도날드 본사는 한국맥도날드를 시장에 내놨다. 당시 매일유업-칼라일 컨소시엄이 인수를 검토했지만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