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차 '소환조사 요구'
검찰, '순차 조사' 강조…돈 건넨 사업가·전 보좌관, 조만간 소환 방침
檢, 핵심 피의자 일부 수사 개시 후 휴대전화 교체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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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전 대표는 24일 오후 3시 45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에게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저로 인해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책임 있게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송 전 대표는 "저 송영길은 어떤 일을 당해도 절대 회피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는다"면서 "제가 귀국한 이유도 마치 제가 도피해서 파리에 있는 것으로 오해하는 분이 있어서다"고 도피 논란을 반박했다. 송 전 대표는 "검찰이 오늘이라도 소환하면 조사를 받겠다"며 소환 조사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검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송 전 대표의 소환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송 전 대표의 소환에 앞서 전당대회 당시 살포된 돈을 조달하거나 전달한 공여자를 순차적으로 조사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녹취록과 관계자 진술 등 증거는 확보한 상태"라며 "공여자들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먼저) 이어간 후 필요에 따라 송 전 대표를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구속영장 청구 기각으로 한차례 상처를 입은 검찰로서는 송 전 대표의 소환을 앞두고 '혐의 다지기'에 진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조만간 강 상임감사위원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의심받는 사업가 김모씨와 송 전 대표 보좌관 출신인 박모씨 등을 소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자금모금책이자 핵심 주도자인 강 상임감사위원에 대한 신병 확보에 다시 나설 예정이다.
특히 수사팀은 일부 피의자들이 수사가 시작된 뒤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은 최근 피의자들이 말 맞추기와 증거인멸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핵심 공여 피의자 9명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검찰은 향후 증거인멸 우려를 강조하면서 사건 관련자들의 신병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강 상임감사위원의 구속영장 기각 직후 검찰은 "피의자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공범들과 말 맞추기 및 회유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고, 공범들 간 실질적인 증거인멸 결과까지 발생한 상황"이라며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 및 사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한 바 있다.
한편 국민의힘 이종배 서울시의원은 이날 송 전 대표를 정당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