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펀드 제안에 조목조목 반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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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KT&G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28일 오전 10시 대전시 대덕구 회사 인재개발원 비전홀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제36기 재무제표 승인 관련 등 안건들을 처리할 계획이다.
이번 주총의 핵심은 배당 확대 및 자기주식 소각, 사외이사 증원 여부 등이다. 현재 안다자산운용(안다)과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 등 행동주의펀드 두 곳은 배당 확대 등을 제안한 상태여서 KT&G와의 표대결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최근 국민연금이 KT&G의 제안을 지지하면서 안다·FCP는 표대결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현재 KT&G의 지분율을 보면 국민연금(8.03%), 미국계 자산운용사 퍼스트 이글 인베스트먼트(7.12%%), 중소기업은행(6.93%)이 각각 1, 2, 3대 주주인 반면 FCP의 비중은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렸기 때문이다. 행동주의펀드들이 퍼스트 이글 인베스트먼트를 우군으로 끌어들여도, KT&G가 중소기업은행까지 우군으로 확보하면 표대결에서 완승할 가능성이 있는 상태다.
업계에선 국민연금에 이어 기업은행도 KT&G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하고 있어, 주총 판도가 KT&G로 기울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FCP가 제안한 1조2000억원 규모의 1주당 1만원 배당과 추가적인 자사주 1조2000억원 규모의 매입 요구는 총 2조4000억원에 달하는데, 이는 KT&G 영업이익의 두 배나 되는 규모에 달해 지나친 규모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일각에선 2조2519억원(연결기준)의 이익잉여금을 배당에 활용해야 한다고 보고 있지만, 업계는 무리한 계산이라고 봤다. 앞으로 5년간 4조원의 투자금을 밝힌 KT&G의 입장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주력사업 및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배당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비주력사업 매각 등은 어렵다고 봤다. 만 19세 이상 흡연률이 35.1%(1998년)에서 19.3%(2021년)로 감소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KT&G 이사회는 "과도한 배당 등의 주주환원 정책은 회사의 투자 및 자금조달 계획에 악영향을 끼쳐, 앞으로 기업의 미래성장을 저해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외이사 안건도 마찬가지다. 의결권 자문사인 KCGS 등이 행동주의펀드 측의 사외이사들은 적합하지 않거나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KCGS 측은 "FCP가 추천한 차석용 후보를 분리상장되는 인삼공사의 대표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하고자 했는데, 그가 KT&G의 사외이사로 선임될 경우 인삼공사 분리상장에 있어 이해관계가 가장 큰 인물로 판단된다"며 차 후보 반대를 권고했다. 대신경제연구소도 KT&G 이사회가 제안한 사외이사 현원 6명 유지 안건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반면 안다가 주주제안 초기에 추천한 사외이사 최혁용 후보도 구설수에 올라있는 상태다. KT&G의 주거래 자문사인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변호사로 일한 경험이 있어서다. 상법 제542조의 8 제 2항 제7호 등의 이유로 KT&G의 사외이사가 될 수 없는 상태다. 실제 그는 지난 2월 16일 결격사유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자진사퇴했다.
대전지방법원이 지난 13일 '인삼사업부문 인적분할의 건'을 KT&G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해달라는 안다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것도 행동주의펀드들에겐 타격이다. 한국인삼공사 분리 상장의 경우 KT&G와 극한 대립까지 갔었지만, 법원이 KT&G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삼공사 인적분할 가처분신청 판결에서 법원의 기각 판결을 받으면서 법리적 해석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국민연금, 의결권 자문사들의 부정적인 의견이 이어지면서 행동주의 펀드들이 주총에서 불리해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