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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8년 만에 ‘경영진단’ 기능 부활… 기술통 CEO 전진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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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4. 11. 28. 17:15

주요 계열사 사장단 '쇄신 인사'
최주선 삼성SDI·이청 삼성D 선임
경영진단실 신설… 최윤호 사장 배치
컨설팅·전반적 감사 역할 등 수행
삼성이 8년 만에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감사)' 기능을 부활시켰다. 삼성글로벌리서치(옛 삼성경제연구소)에 사장급 조직인 '경영진단실'을 신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을 배치했다.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맡는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S 대표이사에는 '기술통'을 승진 배치했다. 삼성은 28일 이 같은 내용의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삼성전자와 주요 계열사들은 이르면 29일부터 정기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 8년 만의 '경영진단실' 부활

이날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건 최윤호 삼성SDI 사장의 이동이다. 최 사장은 삼성글로벌리서치에 신설되는 사장급 조직인 '경영진단실' 사장을 맡는다. 경영진단실은 삼성이 2016년 12월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8년 만에 부활시키는 조직이다. 경영진단은 과거 이건희 선대회장 시절부터 재무, 기획과 함께 그룹 컨트롤타워의 핵심 기능이었다. 초기에는 내부 비리나 경영난맥을 찾아내 징치하는 '감사' 기능 중심이었으나, 차차 경영 컨설팅 중심으로 기능이 전환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삼성 내부에선 '저승사자'로 통할 정도로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미전실 해체 이후 재무, 기획, 법무 등은 주요 계열사에 분산시켰지만, 경영진단 기능은 지금까지 부활하지 못했다. 삼성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 경쟁력 약화의 원인으로 그룹 차원의 진단 기능이 없어진 게 크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그게 이번 인사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 경영진단실장을 맡게 된 최윤호 사장은 옛 미전실 출신으로 삼성전자 구주총괄 경영지원팀장, 미래전략실 전략팀,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을 거친 핵심 중의 핵심 경영진이다. 삼성SDI 배터리 사업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경영능력도 입증했다. 최 사장이 맡는 경영진단실은 앞으로 각 계열사 경영에 대한 컨설팅에 더해 전반적인 감사 기능도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2019년 HBM(고대역폭메모리) 개발 조직을 대폭 축소한 것과 같은 실책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계열사 밖 경영 진단 시스템'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 주요 계열사에 '기술통' 전진배치

삼성 전자계열 계열사 사장단에도 변동이 많았다. 삼성SDI 대표이사에는 삼성의 대표적인 '기술통'인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이동 배치됐다. 최주선 사장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개발실장, DS부문 미주총괄 등을 거쳐 삼성디스플레이를 4년간 이끌었다. 매년 인사철마다 중용설이 나돌 정도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는데, 이번에 배터리로 무대를 옮겨 경영성과를 입증하는 미션을 부여받았다.

최주선 사장의 뒤를 이어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에는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지낸 이청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및 내정됐다. 이청 사장은 포항공대 화학공학 박사 출신으로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LCD, OLED 개발 및 공정기술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2020년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실장에 이어 2022년 사업부장에 선임돼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 실적개선을 주도했다. 이청 대표에게는 OLED 경쟁력 강화와 미래 먹거리 확보라는 과제가 주어질 전망이다.

삼성SDS 대표이사도 4년 만에 교체됐다.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는 이준희 삼성전자 부사장을 내정했다. 이준희 사장은 2006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기술전략팀장, 네트워크사업부 개발팀장 및 전략마케팅팀장 등을 지낸 IT·통신기술 전문가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유임됐다. 장 사장이 유임되면서 전기차와 고성능컴퓨팅(HPC), AI 등으로 사업 저변을 넒히려는 삼성전기 전략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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