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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 시장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동물이 아닌 인간으로터 나왔다는 결론을 내린 중국 측 주장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에 양성 반응을 보인 유전자 샘플에 이 시장에서 판매됐던 너구리의 유전자가 상당량 섞여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는 너구리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숙주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아직 학술지 등에 공식으로 게재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연구진은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내 '새로운 병원체의 기원 조사를 위한 과학 자문그룹'(SAGO)에 이 사실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WHO는 중국이 코로나19와 너구리 등 야생동물 간 연관성에 대해 더 일찍 공표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중국이 이 정보를 알고도 3년 동안이나 은폐했을 가능성 역시 제기됐다. 이번에 국제 연구진이 분석한 유전자 샘플은 3년 전 수집된 바 있다. 중국 과학계에서도 분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올 1월에야 국제 인플루엔자 정보공유기구(GISAID)에 관련 데이터를 공개했다. 최근에는 이마저도 삭제해버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데이터가 완전히 삭제되기 전 프랑스의 한 생물학자가 이를 우연히 발견했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그는 이를 국제 과학자 그룹과 공유하면서 이번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이번 재분석 결과가 코로나19의 기원을 완벽하게 밝혀주는 것은 아니라고 해야 한다. 현재 정보만으로는 너구리가 코로나19에 감염됐던 것이 확실한지의 여부와 처음으로 인간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한 것이 맞는지 단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다른 동물이 너구리에게 감염된 다음 인간에게 전파하는 등 다양한 감염 경로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더욱 그렇다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