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전략' 보고서에서 "중앙은행의 유동성 및 재무건전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최보원 연구원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보험에 가입한 은행의 예금이 3분기 연속 감소하고 있고, 미실현손실이 5분기 연속 지속되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지 않은 점도 방심할 수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엔 기준금리 인상이 가팔랐고, 2018년 도드-프랭크법 완화 이후 중소형 은행의 재무건전성 약화도 지켜봐야 한다"면서 "총 자산 2500억 달러 미만의 SVB와 시그니처 은행이 파산을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정부와 중앙은행의 지원으로 뱅크런을 피하더라도 민주당이 은행법 개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만약 대출 요건이 강화된다면 중소형 은행의 대출 수요 위축은 불가피하고, 미국 경기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인 만큼 하반기로 기대되는 미국의 기업 실적 회복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미 증시의 하방 압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3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4~5월 어닝시즌까지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변동성 장세에선 공격적 비중 확대보다 단기 트레이딩 매매 차원의 대응을 추천했다. 투자 유망 종목으론 대형 정보기술(IT) 기업과 퀄리티주를 꼽았다. 또 3월엔 반도체법과 핵심원자재법 등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방산, 인프라, 유틸리티 등의 정책 수혜 업체도 눈여겨볼 종목으로 제시했다.
최 연구원은 "재무건전성이 양호하고 신규 수요(외부활동 증가, AI 수요 위한 제품 및 인프라 제공 업체)가 늘고 있는 기업 가운데 SVB와 CS 사태로 인해 조정이 컸던 기업들의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며 "환율, 금리 영향이 제한적이고 진입 부담 낮아진 정책 수혜주 재부각도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