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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때 6·25 참전했다 전사한 故태재명 일병...73년 만에 가족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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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훈 기자

승인 : 2023. 03. 16. 16:21

"유해발굴 개시 이후 206번째로 확인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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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태재명 일병의 머리 골격 모습. 제공=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6·25전쟁에서 산화한 전사자 신원이 군인이 된 후대를 통해 밝혀졌다. 유해 발굴 개시 이후 206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사례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경상북도 경주시 안강읍 노당리 일대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고(故) 태재명 일병으로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국유단에 따르면 태 일병의 유해는 2020년 9월 국유단과 해병대 1사단 장병 100여 명이 6·25전쟁 당시 전투가 발생한 지역에서 작업 중 전투화와 정강이뼈를 찾으면서 처음 유해가 나왔다. 이후 주변 발굴에서 대부분 골격이 수습됐다. 유해는 직사각형으로 땅을 판 후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며 버클 등 유품도 착용된 상태였다.

1930년 6월3일 경상북도 경산시 남천면 일대에서 2남2녀 중 첫째로 태어난 태 일병은 부모님과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이어갔다. 고인은 어려운 형편에도 당시 경산 남천 공립보통학교에서 공부했으며, 1949년 11월에 결혼했다. 고인은 결혼한 지 1년도 안 된 시점에서 대구 제1훈련소에 입대 후 수도사단에 배치돼 낙동강 방어의 동부 축선인 '안강-기계전투'에 참전했으나, 1950년 8월 10일 만 20세로 장렬히 산화했다.
태 일병의 여동생 태화연 씨의 외손자가 군에 입대한 뒤 유해 발굴 사업을 알고는 어머니와 외할머니에게 유전자 시료 채취 동참을 권유한 게 73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간 결정적 계기가 됐다.

신원 확인 소식에 여동생 태화연 씨는 "오빠의 전사 통지를 받았을 때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며 "죽기 전에 오빠의 유해를 찾았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로써 2004년 4월 유해 발굴이 시작된 이래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총 206명으로 늘었다.

안강·기계전투는 경주 안강읍과 포항 기계면 일대에서 국군 수도사단이 북한군 12사단의 남진을 저지한 방어 전투다.
박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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