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평균 실거래가도 하락세
금리 올라 대출 이자 부담 커지고
매각 차익 기대 꺾이며 거래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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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까지만 해도 없어서 못 팔았을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았던 것과는 딴판이다.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많다.
16일 토지·건물 정보업체 밸류맵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일반 업무·상업시설 거래량은 54건으로 지난해 동월(182건)에 비해 29% 줄었다. 이 가운데 꼬마빌딩으로 불리는 매매가 100억원 미만의 서울지역 부동산 거래는 올해 1월 기준 25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142건)에 비해 82% 급감했다.
꼬마빌딩 거래 건수는 지난해 4월 243건을 기록한 후 계속 줄고 있다. 같은 해 9월 90건으로 두 자릿 수를 기록하더니 10월부터 12월까지 70~80건 대를 유지했다.
거래가격도 하락 추세다. 서울 꼬마빌딩의 3.3㎡당 평균 실거래가(대지면적 기준)는 2019년 5948만원에서 2020년 6529만원, 2021년 7852만원까지 계속 올랐다. 지난해 9월에는 1억원을 넘으며 고점을 형성했으나 올해 들어선 8000만원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처럼 꼬마빌딩 시장의 분위기가 바뀐 것은 고금리 영향이 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꼬마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은 매입할 때 대출 비율이 높은 편이다. 담보 물건 대비 70%가량 대출이 가능하다. 따라서 최근 금리가 많이 오른 만큼 대출 이자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월세 수입만으로 대출 이자를 충당하지 못하는 꼬마빌딩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저금리 시기에는 임대수익으로 이자를 감당하면서 부동산 가치 상승을 노릴 수 있었으나 요즘 같은 고금리 시대에는 매각 차익 기대감이 꺾이면서 시장이 크게 위축된 모습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골칫덩이가 된 꼬마빌딩이 매물로 많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세는 좀처럼 따라붙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에서 그나마 거래가 이뤄지려면 매도 호가(건물주가 팔려고 부르는 가격)를 더 낮춰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경진 밸류맵 에디터는 "실제 거래에서 매도자와 매수자가 생각하는 적정가격의 차가 너무 벌어진 경우가 많다"며 "가격이 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매수자들은 금리에 대한 걱정을 떨칠 수 없으니 거래가 잘 성사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경우 꼬마빌딩 거래 위축과 몸값 하락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꼬마빌딩 시장은 고금리 속에 싼 매물도 쉽게 팔리지 않는 '매수자 우위' 분위기가 갈수록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