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금융당국 압박에 美 SVB 파산…은행주 비상

금융당국 압박에 美 SVB 파산…은행주 비상

기사승인 2023. 03. 12. 15:5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대표 은행주 4대 금융지주 주가 하락세
"금융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
고환율·한미 금라차, 외국인투자 유출 우려
국민연금 SVB株 300억 보유...주가 반토막
basic_2022
국내 은행주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의 은행 공공성 제고 압박에 더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에 SVB 파산 발표 직후인 지난 10일 국내 주요 은행주는 전 거래일 대비 1% 넘게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문제는 제2의 SVB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대형은행을 포함해 금융권 전반으로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번질 경우 국내 금융권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 투자 심리도 얼어붙기 때문이다. 더욱이 외환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한·미 금리차가 더 벌어질 수 있어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 우려도 커지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은행 종목의 흐름을 보여주는 KRX은행지수는 지난 10일 613.24로 전 거래일 대비 1.89% 하락했다. 이달 들어 가장 큰 낙폭이다. 4대 금융지주 주가도 이날 1~2%대 하락폭을 보였다. 우리금융이 10일 하루에만 주가가 2.42% 하락했고, KB금융도 1.97% 빠졌다.

은행주가 약세를 보인 이유는 미국 SVB 파산에 따른 위기 고조 때문이다. 미국 금융시스템에 리스크가 발생하면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가 흔들리고, 국내 금융권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와 한은은 지난 10일 간담회를 열고 "미국 SVB의 유동성 위기가 은행 폐쇄로 확산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도 'SVB 폐쇄 배경 및 영향' 보고서를 통해 "경제·금융 불확실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큰 만큼 구조적으로 취약한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신뢰도 문제가 산발적으로 재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은행주 약세엔 금융당국의 규제로 인한 영업환경 악화 가능성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금융당국은 은행의 충당금 적립과 대출금리 인하 등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어 투자심리가 나빠지고 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여부를 들여다보는 은행권 현장조사에 착수한 지난달 27일을 기점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환율 상승과 한·미 금리차 확대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 이탈도 악재다. 이는 은행주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일 하루 동안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KB금융 177억원, 신한지주 83억원, 우리금융지주 59억원 등이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SVB 개별 사태가 아닌 다른 은행에서 부실이 발생할 경우가 문제"라며 "특히 한국의 경우 한미 금리차 이슈 등으로 인해 외환시장 불안한 상황이므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민연금이 SVB가 속한 SVB 금융그룹의 주식을 작년말 기준 10만795주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말 주가 기준으로 2300만달러(약 304억원) 정도 가치였지만, 지난 9일 주가가 반토막난 상태로 거래 정지됐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