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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이순호 예탁원 사장, ‘이환위리’ 리더십 발휘할까

[기자의눈] 이순호 예탁원 사장, ‘이환위리’ 리더십 발휘할까

기사승인 2023. 03. 0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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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희
▲증권부 오경희 기자
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 신임 사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3일 임기를 시작했지만 노동조합이 그를 새 수장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출근 첫날부터 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집무실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의 임기는 3년이다. 항해를 위해 닻을 올리자마자 암초를 만났다.

자연스레 임기 초반 이 사장의 최우선 과제는 노사화합이 꼽힌다. 노조가 그를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낙하산 인사'로 인선 과정의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주장한다. 또 자본시장 비전문가란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이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금융위원회 자체 평가위원, 금융연구원 디지털금융연구센터장 등을 지냈다. 특히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대선 후보 캠프에서 경제분야 싱크탱크서 활동했고,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에서 비상임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최선의 해법은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는 것이다. 지금은 대립점에 서 있지만 노조와 이 사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같다. 양쪽 모두 예탁원의 발전이란 공동체 이익을 추구하는 주체다. 이 사장이 노조와 임직원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당면 현안들을 잘 풀어나간다면 여태껏 불거진 논란과 우려들은 공중에 흩어질 것이다.

임기 내 이 사장의 어깨는 무겁고 근심이 깊을 수밖에 없다. 최근 자본시장의 굵직한 이슈인 토큰 증권 시스템 및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관련 국채통합계좌 구축 등 예탁원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토큰증권인 경우 예탁원을 비롯한 관련 기관 및 사업주체들의 역할과 프로세스 정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예탁원 최고경영자(CEO)로서 그는 업계는 물론 금융당국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손자병법에 '이환위리(以患爲利)'란 말이 있다. 고난을 극복해 오히려 기회로 삼는다는 뜻이다. 기업 CEO들이 종종 위기 극복 전략으로 제시할 때 입에 올리곤 한다. 과연 '이순호號'가 거센 파도를 헤치고 순항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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