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존도 16.2→11.7% '뚝'
매출 성장동력 美, 100조 돌파
반면 미주 매출은 지난해 21.5% 증가하며 전체 의 약 40%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이 올해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미국의 대중제재 여파로 전성기 수준을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2021년 정점 찍고 감소…미국은 훨훨
21일 삼성전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순매출은 35조62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21.8%, 금액기준으로는 약 10조원이나 감소한 것이다. 삼성전자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16.2%에서 지난해 11.7%로 대폭 줄었다.
중국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도시봉쇄령에 따른 생산차질이다. 인구 1000만명급 대도시는 물론 주요 산업단지까지 줄줄이 봉쇄되면서 경제활동이 위축됐다. 중국 빅테크 기업, 전자기기 제조사들이 투자·생산차질을 빚으며 삼성전자 매출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인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빙하기를 보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8600만대로 13%나 감소했다. 2013년 이후 최저치로 3억대를 하회한 것은 10년만에 처음이다.
반면, 삼성전자의 미주 순매출은 지난해 118조9745억원으로 전체의 39.3%를 차지했다. 2021년 기록한 97조9038억원보다 21.5%나 늘었다. 삼성전자가 미주 매출 100조원을 돌파한 것은 1978년 첫 번째 해외사무소(SEA)를 미국에 연지 45년만에 처음이다. 중국 매출 감소 분을 미주와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의 성장세로 메우고도 남았다.
미국 TV 시장 1위, 스마트폰 시장 2위 등 주요 제품군이 시장 선두권에 자리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미주 매출과 그 비중은 올해와 내년까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2024~2025년 삼성전자 테일러 팹(Fab, 반도체 생산라인)이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어서다. 테일러 팹에서는 4나노미터(㎚, 10억분의 1m 선폭) 첨단 공정으로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전문가들 "中 리오프닝에도 수요 회복 제한적"
삼성전자의 올해 중국 실적은 반등하겠지만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올해는 약간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해 워낙 나빠 올해는 기저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노 센터장은 "메모리 제품 출하량은 빗그로스 기준으로 5% 가량 늘어날 수 있다고 보지만 가격이 워낙 낮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지난해 D램 수요 증가율이 역사상 가장 낮은 0.9%였고, 시장 상황이 가장 나빴던 곳이 바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었다"라며 "올해는 코로나19의 악영향이 예상보다 빨리 사라지고 있고 중국인들의 저축액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난 상태라 세계적인 IT 수요 회복이 중국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국가통계국은 2020~2022년 팬더믹 기간 중국 가계의 초과 저축 총규모가 약 10조 위안(약 1900조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송 연구위원은 또 "올해 D램 수요 증가율을 11%로 예상한다"며 "삼성전자도 중국 매출 비중이 올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의 중국 실적이 과거 전성기 규모를 회복하긴 어려울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미국 정부가 중국으로 반도체 장비 수출을 제한하고 있어 삼성의 중국 사업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송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중국에 라인이 있고 현지 수요를 많이 대처해왔는데, 이 곳에 최신 장비를 들여놓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대중제재로 장기적으로 첨단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