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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깜짝 놀란 당국은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었다. 12월 7일에는 급기야 눈에 확 띄는 아무런 사후 대책 없이 '무조건 항복'이라는 의미가 담긴 '위드 코로나' 정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과거 유례가 없었던 '백지 혁명'이 성공했다고 할 수 있었다.
이때의 감동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일까, 이번에는 백발이 성성한 65세 전후의 노인들이 거리로 나섰다. 이들이 시위에 나선 이유는 간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막대한 재정을 쏟아부은 중앙 및 지방 정부의 열악해진 재정이 의료보험 급여 삭감 조치를 불러온 탓이었다. 한마디로 경제적으로 풍족하기 어려운 이들이 자신들의 밥그릇 속에 들어갈 밥이 줄어드는 것에 불만을 품고 나이가 무색한 거리 투쟁에 나섰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백지 혁명'에 빗대 '백발 혁명'으로 불리는 시위는 이번달 초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가장 먼저 발생했다. 이어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 안산(鞍山)시 등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다른 지역이라고 노인들이 살지 않는 곳이 없는 만큼 앞으로는 전국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상당히 농후하다. 이와 관련, 베이징 하이뎬(海淀)구 중관춘(中關村)에 거주하는 퇴직 교원인 마청궈(馬成國) 씨는 "아직 베이징은 의료보험 급여 삭감 조치가 내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라면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백발 혁명'이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현재 중국 당국은 아직 대응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조만간 원만한 해결책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는 '백지 혁명'처럼 사상 유례가 없던 '백발 혁명'은 대륙 곳곳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