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남아도는 코로나19 백신 ‘갈 곳이 없다’

남아도는 코로나19 백신 ‘갈 곳이 없다’

기사승인 2023. 02. 12. 11:5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폐기된 단가백신만 1167만회분...국내 1호 백신마저 '찬밥신세'
코로나19 백신
용도가 떨어진 단가백신에 이어 2가백신마저 접종률이 떨어지면서 특단의 출구전략이 마련되지 않는 한, 순차적으로 폐기처분될 상황에 처했다. /사진=연합
유효기간이 임박해 폐기될 처지에 놓인 코로나19 백신 재고물량이 늘어나면서 방역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물류센터에 보관중인 2가백신(개량백신)은 총 3632만회분으로 제조시기에 따라 오는 4월부터 9월까지 순차적으로 유효기간이 도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2월 동절기 추가접종 시행에 따라 사실상 용도가 사라진 단가백신 재고물량도 751만회 분이다. 그동안 폐기된 누적 물량만도 1167만회 분에 달한다. 오는 3월까지 유통기한이 임박한 물량까지 모두 폐기될 경우, 누적 폐기물량은 최소 1500회만 분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로 약 7000억 원 규모(추정치)다.

남아도는 백신의 출구는 국내 희망자에 한해 기본접종과 추가접종으로 사용하는 것이 유일한 활용 방안이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지난해 12월 방역당국이 추가접종을 2가백신으로 전환하면서 활용가능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재활용 방안' 중 하나인 해외공여도 974만회 분밖에 되질 않는다. 이마저도 지난 2021년 2월부터2022년 8월까지 집계된 누적치 974만 회분 이후 추가 실적이 없는 상태다.

정부는 지난해 2조 6000억 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예산을 백신구매에 편성했다. 하지만 거듭되는 코로나19 변이 출현 등 급변하는 흐름에 맞추지 못한 수급정책 실패라는 비난을 받았다.

질병관리청이 "기존 도입 완료된 백신은 미접종자 기초접종 등에 지속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마저도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

'국내 1호 백신'으로 큰 주목을 끌었던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멀티주' 잔여물량 60여만 회분도 전량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1월 23일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선구매 계약이 완료돼 계약을 취소할 수가 없어 계약 기간을 2024년 6월까지로 연장해놓은 상태"라며 "개량백신 개발이나 생산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폐기는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단가백신 접종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2가백신 수급조절도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 9일 현재 물류센터에 보관중인 3600여 만회 분의 2가 백신 또한 정부의 의도와 목표치만큼 접종률이 오르지 않을 경우, 순차적으로 폐기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급조절에 실패한 단가 백신에 이어 2가백신 재고 물량에 대한 특단의 출구조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국민혈세로 투입된 백신예산 또한 고스란히 낭비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향후 신규변이대응 백신개발 상황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필요시 신속하게 백신구매를 추진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