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요구로 5년 일몰 조항 추가
전력거래대금 제때 지급 가능해져
한전 "전기요금 현실화 노력할 것"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는 전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한전채 발행 한도를 확대하는 내용의 한국전력공사법(한전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재석 199명 중 찬성 166명, 반대 9명, 기권 24명으로 가결됐다.
이달 8일 한전법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한 차례 부결된 바 있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토론 영향으로, 야당 의원 대다수가 반대표를 던지고 여당이 대거 기권표를 던지면서 부결된 탓이 크다.
한전법 개정안이 부결되자 당시 여론에서는 전기요금이 폭등하고 전력산업 위기가 초래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고,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서도 한전법 개정안의 통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번에 통과된 한전법 개정안의 핵심은 한전채 발행액 한도를 공사의 자본금과 적립금 합(合)의 5배까지로 확대한 것이다. 다만 경영 위기 해소를 위해 긴급한 경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한도를 6배까지 확대할 수 있게 했다.
더불어민주당 요구로 새로 추가된 내용도 있다. 바로 한전채 발행 한도를 2027년 12월 31일까지만 유지하는 '5년 일몰 조항'이다.
이번 한전법 개정안 통과로 한전이 발전사에게 지급하는 전력도매대금을 제 때 지급할 수 있는 등 한전은 한 고비를 넘겼다. 이달 8일 한전법 개정안 부결 직후 한전 측은 "올해 실적을 결산하는 내년 3월 이후에는 추가 한전채 발행이 묶이면 실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사실상 한전채도 빚인 만큼 한전의 재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은 전기요금 현실화다. 시장에서는 한전이 올해 연간 기준 31조18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주 내 내년 1분기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전은 정부와 전기요금 현실화를 실현해 나가는 한편, 한전 스스로의 강도 높은 재무개선 노력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국회 본회의에서 한전법 개정안이 신속하게 처리된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한전은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사채발행 최소화 대책은 물론, 당면 위기를 근원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전기요금 정상화 계획을 마련하겠다. 아울러 한전 스스로의 강도 높은 재무개선 자구노력과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해 국민부담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