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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립 넘어 화해 시대로] 전운 짙어가던 양안 관계, 평화 씨앗 틔울 계기 마련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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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3. 01. 01. 11:08

상황 쉽지 않으나 전쟁 국면까지 가지는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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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의 젠(殲) 시리즈 계열 전투기. 자주 대만해협으로 출동하고 있다./제공=원후이바오(文匯報).
지난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는 사상 최악이었다고 해도 좋았다. 새해를 며칠 남겨 놓지 않은 지난해 말 무려 71대의 중국 전투기가 대만해협 주변에서 대만을 위협하는 비행을 했다면 굳이 다른 설명은 필요 없지 않나 싶다.

당연히 올해도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 지난해 8월에 이뤄진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을 전후해 본격 악화되기 시작한 관계가 회복될 기미를 별로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일촉즉발의 전운이 대만해협 주변에서 계속 감돌고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평화의 씨앗을 틔울 계기가 전혀 없다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미풍이나마 변화의 바람이 불 것 같은 분위기 역시 감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2300만명 대만 국민들의 민심의 변화를 꼽을 수 있을 듯하다. 현재 대만의 집권당은 민주진보당(민진당)으로 이른바 '대만 독립'을 당강으로 하고 있다. '하나의 중국' 통일 원칙을 고수하는 중국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입장에서 볼 때는 다행스럽게도 민진당은 지난 11월 말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야당인 국민당에게 완전히 참패했다. '대만 독립'이라는 지고지순의 정치적 가치가 분명 큰 타격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민진당 주석직에서 물러난 것은 이로 보면 하나 이상할 것이 없다.
민진당의 지방선거 패배는 중국이나 국민당의 주장처럼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대만인들의 민심이 전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들이 공허한 '대만 독립'의 슬로건보다는 현실적인 삶의 질을 선택했다는 분석은 충분히 가능하다. 아무려나 중국 입장에서는 선거 결과가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 군사적 긴장이 높아가는 양안 관계에 향후 긍정적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인 '제로 코로나'에 반대하는 백지 시위를 지난해 12월을 전후해 벌였던 일부 중국인들의 존재 역시 거론해야 할 것 같다. 이들은 당시 공산당 퇴진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하야까지 요구한 바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시 주석이 '시황제'로 불리면서 권력을 확실하게 틀어쥐고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경우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발생한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그의 권위는 상당한 상처를 입었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그의 입장에서는 민심을 다둑이면서 권위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모든 분야에서 유화적인 자세를 견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야 한다. 대만과의 전운을 계속 고조시키려고 했던 기존의 강경한 입장에서 한발 물러날 수도 있다.

이외에 미국이 계속 대만의 뒷배를 자임하는 현실도 아이러니하기는 하나 양안 관계가 파국으로 이르지는 않을 것임을 웅변해주지 않나 보인다. 여기에 현실적으로 대만을 압도하지 못하는 중국의 군사력, 대만군의 철통 같은 대비 태세까지 더할 경우 양안은 위태롭기는 해도 평화의 씨앗을 틔울 약간의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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