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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 바뀐 르노·지엠, 흑자 원년 달성하나

수장 바뀐 르노·지엠, 흑자 원년 달성하나

기사승인 2022. 06. 2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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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드블레즈 사장, 신차 총력
하이브리드차로 내수 10% 목표
지엠 렘펠 사장, BEP 달성 추진
소형 SUV·CUV 중점 생산키로
18_르노삼성,한국지엠경영정상화전략(수정)
“49세 젊은 피” vs “인간냄새나는 스킨십”. 외국계 국산완성차 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의 새 수장의 경영 스타일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이와 같다. 올 들어 연이어 각 사의 수장이 교체되면서 엔지니어 출신인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과 로베르토 렘펠 한국지엠 사장은 각자의 방식대로 경영 일선에 나서고 있다.

드블레즈 사장은 40대의 젊은 나이에도 엔지니어와 신차 기획을 전담하는 프로그램 디렉터(PD) 출신으로 명쾌하고, 섬세한 스타일로 평가받는다. 일례로 최근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는 발표에서 활용하기 위해 “화이트보드를 준비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렘펠 사장은 인간냄새나는 스킨십으로 소통하는 스타일이다. 회사 내부에서도 엔지니어 출신답게 논리와 명확한 사고로 의사전달을 기본적으로 하면서도, 임직원과 소통할 때는 솔직하고 친근하게 어울리며 지낸다.

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 새 수장은 공통적인 과제가 있다. 르노코리아는 2년 연속, 한국지엠은 8년째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고, 내수 점유율도 2~3%대로 축소되고 있다. 부진한 한국시장에서 수익을 일으키기 위해 반전이 필요하다.

27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의 새로운 대표가 선임되면서, 양사의 경영 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두 대표 모두 그룹 내에서 정통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주로 제품 기획과 차량 개발을 이끈 이력을 기반으로 한국시장을 전략적인 생산기지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취임한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은 르노 남미시장 차량 개발 총괄 엔지니어, C(준중형)·D(중형) 세그먼트 신차 개발 프로그램 디렉터 등을 거쳐 르노그룹의 선행 프로젝트 및 크로스 카 라인 프로그램 디렉터를 맡은 이력이 있다. 드블레즈 대표는 전기차를 포함한 다양한 신차 개발 경력과 프랑스, 브라질, 중국 등 여러 문화권의 글로벌 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신차의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3월 취임한 로베르토 렘펠 한국지엠 사장은 2015년부터 한국에서 근무하며 신제품 개발 프로그램들을 이끌었다. 2019년 1월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 사장으로 임명된 후 최고 경영자로서 디자인, 제품 엔지니어링, 생산기술 부문 등 연구개발법인을 성공적으로 운영했을 뿐만 아니라, 총괄수석엔지니어로서 트레일블레이저, 뷰익 앙코르GX, 신형 크로스유틸리티차량(CUV) 등 주력 모델 개발을 주도했다. 렘펠 대표는 차에 대한 애정을 가감없이 표현하며 ‘차 덕후’, ‘카가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다. 그는 오랜 기간 한국에서 머물며 근무 해왔기 때문에 한국지엠을 이끌 능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드블레즈 사장과 렘펠 사장은 한국시장에서 경영 정상화를 위한 전략이 닮아있다. 생산공장·차종 효율화에 나서는 동시에 주요 차종의 수출 물량을 늘려가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르노코리아는 하이브리드차, 한국지엠은 CUV로 향후 양사 실적을 책임질 핵심 모델이 될 전망이다. 두 모델의 경우 한국은 물론 미국, 유럽 등 해외 판매를 주력으로 삼을 예정이라, 그동안 부진했던 양사 판매량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르노코리아는 2022년 하반기 XM3 하이브리드, 2024년 2024년에 중국 길리그룹과 협업한 볼보 CMA 플랫폼 기반 하이브리드 전략 차종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후 2026년에는 순수 전기차(BEV)를 공개한다는 목표다. 이러한 신차 계획을 르노코리아는 ‘오로라 프로젝트’라고 명명했다. 르노코리아는 하이브리드 신차를 필두로 내수와 수출을 포함해 연간 3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내수 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한국지엠도 올해 손익분기점(BEP)를 넘는 것을 목표로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와 소형 CUV 신차를 중심으로 수출 전략 차종을 집중적으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는 GM그룹의 수익성이 높고, 수요가 있는 차종을 국내에 수입해 판매하는 전략으로 진행하고 있다. 최근 한국지엠은 GMC 브랜드를 국내 공식 론칭했다.

트레일블레이저와 함께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차종인 신형 CUV차량은 2023년부터 창원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한국지엠은 신 도장공장을 지난해 3월 완공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중순부터 4개월간 세계적인 수준의 생산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신규 설비 투자를 진행했다. 한국지엠은 두 전략 차종으로 국내 연간 생산량 5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는 내수 차량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수출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면서 국내 중견완성차업체가 향후 터닝포인트를 맞이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실제 르노코리아는 최근들어 눈에 띄게 라인업이 빈약해졌다. SM3·SM5·SM7 등의 세단 라인업이 모두 단종됐고, 유일한 세단 모델로 남은 SM6도 부진이 길어지며 단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그 자리를 메울 신차에 대한 소식은 없어 점점 신차 판매 비율이 QM6와 XM3로 집중되고 있다.

한국지엠 또한 2018년 군산 사태 이후 글로벌 신차 2종(트레일블레이저, CUV)을 배정받았지만, 부평2공장 폐쇄 및 창원공장 리뉴얼 계획에 따라 말리부, 스파크, 트랙스 등을 연내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르노코리아는 생산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공정 혁신을 진행하고 있다”며 “르노그룹의 넓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중국 지리의 지원을 받아 하이브리드를 국내에 생산하고, 기존 오래된 모델을 버리는 등 새로운 계획을 펼치면서 과거 2~3년 간 암울했던 시기보다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지엠 또한 글로벌 완성차시장이 디지털 전환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가운데, 창원공장에 선제적 투자를 통해 생산과 공정 효율성을 상당히 늘리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전략 차종을 유럽시장 등 글로벌 수출을 중심으로 나서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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