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비 오르고 거리두기 풀려 소비 쑥
갈비탕 12.1%, 피자·짜장면 9.1% 껑충
|
외식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이 몰린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갈비탕과 생선회, 김밥 등 외식 조사 품목의 물가가 대부분 오른 탓이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4월 외식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6.6% 올랐다. 전월(6.6%)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1998년 4월(7.0%)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갈비탕(12.1%)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이어 생선회(10.9%), 김밥(9.7%) 등의 순이었다.
어린이날 단골 메뉴인 피자(9.1%), 짜장면(9.1%), 치킨(9.0%), 돈가스(7.1%) 등도 물가 상승률이 높았다. 고기류의 작년 같은 달 대비 외식 물가 상승률은 소고기 8.4%, 돼지갈비 7.9%, 삼겹살 6.8% 등으로 집계됐다.
39개 조사 대상 외식 품목 가운데 햄버거(-1.5%)를 제외한 38개 품목의 물가가 올랐다. 햄버거는 주요 프랜차이즈의 할인 행사 때문에 일시적으로 물가가 내렸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2020년 8월 0.6% 수준에 불과했지만 농축수산물·가공식품 등 재료비 인상이 누적되고 수요도 점차 코로나19 충격에서 회복하면서 오름 폭이 계속 확대됐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금지 등으로 국제 곡물·식용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외식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외부 활동 증가와 보복 소비도 수요 쪽 압력을 키우는 요인이다.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밀·팜유 가격이 오르면 빵, 라면, 과자 등 식료품 가격이 오르고 이런 재료를 쓰는 외식 물가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배달비 인상도 외식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통계청은 배달 비중이 높은 매장은 배달비를 외식 가격에 포함해 조사하는데, 치킨·피자·짜장면 등 배달 비중이 높은 품목의 물가 상승률이 전체 외식 물가 상승률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외식 물가가 급등하면서 정부도 원재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주요 수입 곡물 등에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사료용 밀·옥수수 추가물량을 확보하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효과는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최근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일 “고유가 등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을 완화하고 서민·취약계층의 부담을 덜기 위한 광범위한 민생안정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