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소득 100% 가구에도 부담
1년 4개월 째 입주자 못 찾아
|
21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지난 11~15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예비5차 입주자를 모집한 행복주택 서초구 방배그랑자이 전용 36㎡ 1가구와 반포동 디에이치라클라스 전용 59㎡ 1가구가 미계약으로 남았다.
두 곳 모두 서울시가 소유한 재건축 매입형 단지로 2020년 12월 행복주택 입주자 모집 공고를 시작한 이래 1년 4개월이 지나도록 입주자를 찾지못했다. 입주예정 시기가 2021년 7월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9개월째 불이 꺼져있는 셈이다.
최초 입주자 모집 당시에는 신청자 수가 모집가구 수를 웃돌았다. 방배그랑자이 행복주택 신혼부부 청약경쟁률은 3.8대 1이었다. 디에이치 라클라스 행복주택 신혼부부 청약경쟁률은 2.83대 1을 기록했다.
하지만 아파트 관리비를 감안하면 두 단지 모두 100만원 가량이 매달 사라져 주거비 부담에 계약 포기로 이어졌다.
방배그랑자이 행복주택 신혼부부 임대료는 보증금이 2억3440만원, 월세가 74만2000원이다. 디에이치 라클라스 행복주택 신혼부부 임대료는 보증금이 2억6240만원, 월세가 83만원이다.
행복주택 신혼주택 입주자의 소득 대비 주택임대료 비율(RIR)은 중위소득 대비 높아 주거비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주택은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100% 이하여야 입주가 가능하다. 신혼부부 2가구 월평균 소득 100% 는 2019년 기준 437만9809원으로 주택임대료를 100만원으로 적용할 경우 RIR이 23%에 이른다.
이는 2019년 기준 전국 RIR 16.1%과 견줘 6.9%포인트나 높다. 수도권 RIR인 20%도 웃도는 수준이다.
행복주택은 임대주택으로 재당첨 제한이 없고 다른 임대주택과 중복청약도 가능하다. 따라서 행복주택보다는 상대적으로 임대료 부담이 낮은 장기전세주택 등을 계약하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SH측은 전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임대주택 유지관리에 비용이 들기 때문에 모든 임대주택을 장기전세로 할 수는 없다”면서 “소득기준 완화 등을 입주조건을 낮춘다면 행복주택이 빈집 없이 잘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