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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한 수’ 세븐일레븐-미니스톱 합병, 3강 체제 기대 속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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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2. 04. 11. 18:23

미니스톱 인수로 점포수 1만3700개
시장점유율 27% 성장발판 다져
외형확대 이어 내실 고도화 중요
美로 나가는 브랜드사용료 부담 해소
점포전환 과정 가맹점주 이탈 방지
넓은 매장·즉석식품 성공 융합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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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업에서 1위를 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는 과감히 진행해야 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상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언급한 내용은 이듬해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고스란히 적용됐다. 신 회장은 약 3133억원 투입을 결정해 미니스톱을 인수, 세븐일레븐을 확고한 편의점 3강 자리에 올려놨다. 2021년 기준 2602점을 보유한 미니스톱을 인수하면서 세븐일레븐의 점포 수 기준 시장점유율은 기존 20% 대 초반에서 27%로 확대됐다. 점포 수가 곧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편의점 업계 특성 상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외형적으로는 3강 체제를 강화했지만 진정한 1위 경쟁은 점포 안에 들어가는 ‘내용물’의 완성도에 있다. 기존 미니스톱의 특징은 비교적 넓은 매장에 즉석식품 조리 코너가 마련됐다는 점이다. 세븐일레븐이 이를 어떻게 반영해 융합시킬지가 관건인 셈이다. 또한 기존 미니스톱 가맹점주들의 이탈도 막아야 한다. 우량 점포들이 타 브랜드로 이동하는 경우가 잦아지면 인수 시너지는 급감할 수밖에 없다.

11일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해 점포 수는 3년 전인 2018년보다 24.6% 늘어난 1만1173점으로, 이 기간 전체 편의점 점포 성장률인 17.2% 보다 높다. 여기에 미니스톱 점포를 합치면 성장세는 더 커지게 된다.

업계에서는 세븐일레븐이 자체적으로 2600여개의 점포를 확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물리적으로 단축시켰다는 데 의의가 있으며, 무서운 성장세로 올라오고 있는 이마트24를 확실히 견제하는 효과를 봤다고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다른 유통업태와 달리 온-오프라인의 결합은 아니기에 점포 수가 기본”이라면서 “세븐일레븐 입장에서는 다량의 점포를 확보할 수 있게 돼 성장의 물리적인 시간은 앞당길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2600여개의 점포의 이탈을 최소화 해야 하는 게 가장 큰 과제다. 편의점 업계 전반적으로 연간 재계약 가맹점 중 브랜드 이탈률은 극소수로 추정된다. 미니스톱에서 세븐일레븐 전환 과정 중 이 비중을 넘게 되면 자칫하다가는 껍데기만 가져왔다는 논란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편의점은 팬데믹을 기점으로 대형마트의 역할을 대체하면서 오프라인 업태 중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 성장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고 배달이나 와인 픽업 서비스, 자체 상품(PB) 강화 등 근거리 이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

따라서 세븐일레븐도 외형을 넘어선 진정한 3강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외형 확대에 이어 내실 고도화 작업이 이어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세븐일레븐은 타 선두 업체에 비해 히트 상품의 개수나 수익성 측면에서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혀왔다.

미국으로 나가는 ‘세븐일레븐’ 상표 및 운영기술 도입 계약 관련 수수료는 재무여건 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두 업체는 국산 브랜드로 해당 부문에서 자유롭지만, 세븐일레븐의 경우 지난해만 하더라도 약 280억원을 지급했다. 수입 브랜드라는 특징은 해외 진출 등 ‘장외’ 부문에서 한계에 부딪힌다는 점도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매출 4조2779억원으로 전년보다 5.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2020년 적자가 뼈 아팠다. 또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전년도 대비 18.5% 감소한 997억원으로 집계됐다. 미니스톱의 경우 회계연도인 2020년 3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영업적자 143억원을 봤다. 그러나 기존에는 흑자를 봤던 기업이며 코로나19 현상이 정상화 되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향후 세븐일레븐은 기존 미니스톱 간판을 전환하는 작업에 돌입하는 데 여기에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물류나 전산 등 점포 고도화 부문과 연관된 투자도 무리 없이 진행돼야 하는 게 관건이다.

세븐일레븐 측은 이달부터 점포 전환작업을 시작한다. 기존 미니스톱이 지니고 있는 즉석 조리 식품 강점들도 성공적으로 융합해 영업 및 경쟁력 부문에서 시너지를 발휘하겠다는 설명이다. 또한 통합 작업의 슬로건을 ‘원 팀, 원 드림’으로 정하고 내부 융합을 선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세븐일레븐이 추구하는 미래 플랫폼의 모습은 ‘푸드드림’이라고 하는 먹거리가 특화된 대규모 매장인데, 미니스톱의 강점인 즉석식품 등의 측면에서 상호 간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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