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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이 보내는 ‘경고음’ 무시했다가 건강 해친다

호르몬이 보내는 ‘경고음’ 무시했다가 건강 해친다

기사승인 2022. 04. 0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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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소화·대사·호흡·감각인지·수면·성장·생식·감정 등 모든 영역 관여
혈액 타고 이동한 호르몬, 신체 항상성 유지·생리적 기능 활성화에 필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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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표를 보다보면 각종 호르몬 수치가 나온다. 정상범위를 벗어난 수치는 붉은색으로 표시되는데, 호르몬의 정확한 역할을 모르다보니 수치 변화의 의미를 알아채기 쉽지 않다. 하지만 호르몬은 신체 항상성 유지와 생리적 기능에 필수적인 요소다. 호르몬 분비의 많고 적음에 따른 ‘경고음’을 무시할 경우 건강을 자신하기 어렵게 된다. 호르몬은 소화·대사·호흡·감각인지·수면·성장과 발달·생식·감정 등 살아 숨쉬는 동안 진행되는 모든 영역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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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진상욱, 갑상선내분비외과 박원서 교수 순(좌측부터)
7일 의료계에 따르면 호르몬은 혈액을 통해 신체 곳곳으로 이동하며 체내기능 활성화 및 제어에 관여한다. 뇌하수체·갑상선·부갑상선 등 내분비기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종류는 약 100여종이나 된다. 성장호르몬·유즙분비호르몬·갑상선호르몬·인슐린·코티솔·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등이 대표적이다.

진상욱 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인체의 다양한 호르몬의 생산 및 분비를 조절하는 뇌하수체를 비롯해 체온조절과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갑상선 호르몬, 칼슘농도를 조절하는 부갑상선 호르몬 등의 분비가 정상 범위 내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뇌하수체는 머리 안쪽 깊숙한 곳에 위치한 작은 기관이다. 해부학적 위치상 직접적으로 손상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해서도 안된다. 여러 원인으로 정상 기능을 유지하지 못하면 인체 내 여러 호르몬 분비에 장애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뇌하수체 종양 발생 시 뇌하수체 호르몬 분비의 비정상적인 증가 또는 감소를 유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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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은 혈액을 통해 신체 곳곳으로 이동하며 체내기능 활성화 및 제어에 관여한다. 뇌하수체·갑상선·부갑상선 등 내분비기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종류는 약 100여종이나 된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정상보다 많거나 부족할 경우 말단비대증·고프로락틴혈증·쿠싱병 등 희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뇌하수체 종양에 의한 시신경 교차 및 뇌막 부위의 압박으로 두통 또는 시야장애가 나타날 수 있고, 정상 뇌하수체 조직을 압박할 경우 정상 뇌하수체 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생기는 뇌하수체 기능저하증이 발생할 수 있다.

진 교수는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골다공증 등 각종 질환의 발생위험을 증가시키고 대장암 또는 갑상선암의 발생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뇌하수체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며 “호르몬 불균형은 폭식, 과도한 다이어트, 무리한 운동, 더 나아가 정상 호르몬의 작용을 교란하는 환경호르몬 등에 의해서도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갑상선 기능저하나 항진증, 불임과 성기능 장애도 호르몬 불균형 탓에 발생한다. 내분비기관 중 갑상선은 체온 유지와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지만 암으로 인한 절제가 흔하다. 갑상선암은 국내 여성에게 유방암에 이어 발병률 2위에 해당하는 암이다. 갑상선 초음파검사를 받은 사람의 약 20~40%에서 결절이 발견되고, 그 중 약 4~12%만이 세포 검사를 통해 암으로 판명되고 있다.

박원서 경희대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는 “갑상선암 치료의 근간은 수술”이라며 “암의 진행 정도, 크기와 림프절 전이 여부 등에 따라 최선의 수술법을 선택하는데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는 재발을 줄이는 완전성과 합병증이 없는 안전성”이라고 말했다.

수술은 갑상선 제거 정도에 따라 전절제술과 엽절제술로 나뉜다. 전절제술은 갑상선을 전부 제거하는 것으로, 반대편 갑상선에 숨어 있을지 모를 미세 암도 제거한다. 수술 후 방사성요오드 치료가 가능하고 추적 검사에서 사용되는 혈액검사의 민감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지만, 수술 후 칼슘제를 복용해야 할 가능성이 엽절제술보다 높고 평생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엽절제술은 암의 크기가 작고 영상검사에서 림프절 전이가 보이지 않는 비교적 초기 환자에게 시행된다. 암이 있는 쪽만 제거하기 때문에 수술 후 최종 병리 결과 상 저위험군으로 판정되고 남은 갑상선 기능이 충분하다면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하지 않을 수 있다.

박 교수는 “갑상선은 숨 쉬는 통로인 기도를 둘러싸고 있고 성대 움직임을 지배하는 되돌이 후두신경, 칼슘 대사를 조절하는 부갑상선 등 중요한 장기들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수술 시 정교함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수술 후에는 갑상선호르몬의 보충과 암재발 억제를 위해 갑상선호르몬제를 처방하며 용량은 기능검사 결과와 재발 위험도에 따라 정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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