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원포인트건강] 김범수 경희의료원 교수가 말하는 ‘간암’…“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사람들”

[원포인트건강] 김범수 경희의료원 교수가 말하는 ‘간암’…“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사람들”

기사승인 2022. 03. 17. 15:1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원포인트건강
간암은 한국인 암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지난 2008~2014년 대한간암학회의 간암등록사업 분석 결과, 간암 환자의 5년 평균 생존률 40%에 불과하다. 간암의 주요 원인 간질환은 B형·C형·알코올 간염,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 등으로 기저 간질환에 대한 선별검사와 치료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범수<사진> 경희의료원 간·담도·췌장외과 교수는 17일 “간암으로 고생했다 회복한 환자는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사람들”이라며 “간암의 위험성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필자는 젊은 시절, 자신을 가르친 스승의 술기를 보며 간·담도·췌장외과 분야의 의사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죽음의 문턱에 이른 사람들이 건강한 간을 이식받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모습에서 제 다짐은 더 단단해진 것 같다. 스승님이 매우 꼼꼼하고 정성스럽게 환자를 대하셨는데 그 모습이 저에게 많은 귀감이 되었다. 간·담도·췌장 수술은 난도가 매우 높은 만큼 보람도 크다. 간이식을 앞둔 환자의 상태는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다고 표현할 정도로 좋지 않은데, 간이식 수술을 통해 몸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환자를 고쳐주는 의사가 돼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지금보다 젊었을 때는 수술을 빨리 진행하면 뿌듯하고 스스로 자랑스러웠다. 경험이 쌓이고 많은 환자를 만나다 보니, 빠른 수술이 꼭 최고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때로는 천천히 진행하는 수술이 가장 빠른 수술이 되기도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출혈이 적고, 손이 닿아야 하는 부위를 줄여 더 안전한 수술을 할 수 있게 됐다.

KakaoTalk_20220316_113720794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복수가 차오르고 간성혼수가 심한 50대 중반의 환자가 생각난다. 영양 상태가 불량해 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조만간 죽음에 이르는 환자였다. 다행히 건강한 간을 이식받을 수 있었고 수술까지 잘 진행됐다. 5개월가량 입원과 집중 치료를 진행한 후 회복이 잘 돼서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외래에서 만나고 있다. 지금은 60대가 된 환자를 보면 뿌듯함이 든다.

간은 우리 몸의 화학공장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3대 영양소인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을 대사하고 에너지를 만드는 기관이며 담즙을 생산한다. 담즙이 만들어지면 담관을 통해 소화기 기관인 십이지장으로 배출하는데, 이러한 장기에 문제가 생겨 증상이 나타날 때쯤에는 이미 상태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간암의 경우 크기와 상태가 심각하지 않으면 증상은 전혀 나타나지 않습니다. 간을 ‘침묵의 장기’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간암 진단 후 약 30% 정도만 수술이 가능하다. 나머지는 수술보다 약물치료 및 색전술, 고주파 치료, 혹은 간이식 등을 통해 치료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표적 항암제나 면역항암제 등을 사용해서 환자를 치료하기도 한다.

간이식 수술은 ‘현대 의학의 꽃’이라 불릴 정도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이다. 간을 이식받는 수혜자의 대부분이 수술 전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간이식 수술이 잘되었다고 해도 수술 후 관리가 중요하다. 이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고, 생체 간이식의 경우 기증자의 안전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정확하고 안전하게 접근해야 한다. 우리 몸의 많은 질병이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지만, 간암은 대부분 원인이 명확하다. 특히 95%는 만성 간질환이다. 이 중 대부분이 만성 B형 간염, C형 간염, 알콜성 간질환 등이다. 원인이 명확하다는 것은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평소 정기검진을 통해 관리를 잘한다면 초기 증상을 잡을 수 있다. 조기에 발견하면 간암도 완치에 가깝게 치료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길 당부드린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