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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빨라지는 수소시대… 지난해가 각국의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이 수소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수소시대 원년’이었다면 올해는 수소시대로의 본격적 전환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2030년 청정 수소 100만톤 생산, 수소차 세계시장 점유율 1위, 2050년 탄소중립 등의 목표를 내걸고 수소경제국으로 변신에 나서고 있다.
재계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며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와 SK·포스코·롯데·한화 등 굴지의 대기업들은 2030년까지 수소경제에 43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했으며, 수소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을 출범시킨 바 있다. 올해도 기업들의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공격적 투자와 사업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지난해 말 수소 사업 전담 조직인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한데이어 국내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5년간 18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주요 대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SK는 2025년까지 수소 생산·유통·소비에 이르는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해 글로벌 1위 수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12월 수소산업 진출을 공식 선언한 포스코그룹 역시 2050년까지 수소 생산 500만톤 체제를 구축하고, 수소 사업에서 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수소를 활용한 철강 생산 기술인 수소환원제철공법 연구, 수소를 생산·운송·저장·활용하는 데 필요한 강재 개발, 부생수소 생산설비 증대 등을 통해 수소 생산 역량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효성그룹은 수소 생산부터 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는다. 효성은 독일 산업용 가스업체 린데그룹과 합작해 2023년까지 효성화학의 울산 용연공장 연산 1만3000톤 규모의 부지에 액화수소 공장을 건설한다. 효성중공업은 5년간 1조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 능력을 3만9000톤까지 늘린다. 액화수소 충전 인프라도 구축할 예정이다.
◇합종연횡으로 열리는 하늘길…오는 2040년까지 전 세계 7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도심항공교통(UAM)을 둘러싼 기업들의 각축전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플라잉 카(flying car)’, ‘에어 택시(air taxi)’로 불리는 UAM은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소형 항공기를 활용한 신개념 이동 수단으로 미래 도시의 교통 혼잡을 해결할 방안으로 꼽힌다. 정부는 2025년 UAM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정하고 현재 제도 마련 및 기술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시스템을 통해 2019년 UAM 시장에 진출, 2025년 시범운행 청사진을 밝힌 상태다. 지난해 2월 미국 오버에어와 함께 에어택시 ‘버터플라이(Butterfly)’ 공동개발에 착수, 최근에는 세계 최대 헬리콥터 운영업체인 영국 브리스토우에 첫 공식 판매에도 성공했다. 한화시스템은 올해 기체 개발과 함께 항행·관제 솔루션, 기존 교통체계와 연동 등 항공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에도 집중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2030년 에어모빌리티 사업 매출 11조4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한항공은 현대자동차그룹과 손잡고 UAM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대한항공은 올해 4월 각 부서 전문가로 구성된 UAM 사업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UAM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여객 및 화물 운송 노하우를 비롯해 유·무인 항공기 개발 및 정비 분야 기술력 등 축적된 경험을 토대로 △UAM 운항·통제 시스템 개발 △UAM 교통관리시스템(UATM) 개발 및 실증 협력 △여객·물류 운송서비스사업 모델연구 및 실증 등의 업무를 추진할 계획이다.
두산그룹은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을 통해 UAM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국내 주요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UAM 관련 제품을 출시해 성과를 내고 있다. 드론용 수소연료전지팩 DP30, 수소드론 DS30, 드론용 소프트웨어 DMI View 등이 대표적이다. 두산그룹이 전세계 시장에서 UAM 사업을 영위해나갈 것이라 공언한만큼 해외 진출도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롯데그룹도 지난해 후발주자로 UAM 사업에 뛰어든 만큼 올해는 더욱더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롯데렌탈은 항공과 지상을 연결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운영을 중점 추진하고, 버티포트(UAM 이착륙장)와 충전소 등 제반 인프라의 구축·운영한다. 롯데지주는 그룹 내 역량과 네트워크를 결집해 실증비행 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무한대로 확장하는 우주경제… 지난해 5월 한국이 미국의 새로운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을 위한 국제협력 약정 ‘아르테미스 협정’에 10번째 국가로 참여하게 되면서 국내 기업들에게도 우주 진출 기회가 열렸다. 특히 과거와 달리 민간기업들이 이끄는 ‘뉴스페이스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주도권 선점을 위한 기업들의 경쟁도 격화될 전망이다.
대기업 가운데는 한화그룹의 행보가 눈에 띈다. 한화는 지난 3월 우주사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인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하며 우주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한화그룹은 기존의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과 방산을 대체할 사업으로 우주사업으로 낙점하고 그룹차원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우주 관련 기술 확보 차원에서 해외 선진 기업들을 인수하거나 지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만큼 올해도 투자 확대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화시스템은 영국의 위성통신 안테나 전문 기업인 페이저 솔루션을 인수해 한화페이저를 설립했으며 우주 인터넷 기업 원웹에도 약 3억달러를 투자해 이사회에 합류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또한 올해 우주산업 컨트롤타워인 ‘뉴 스페이스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등 우주시장 주도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KAI는 2030년 매출 10조원을 달성해 아시아 탑티어 항공우주 체계종합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KAI는 사천에 민간 우주센터를 건설해 우주 기술 개발 인프라를 최적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누리호 기술을 기반으로 발사체 종합기술을 강화하고, 향후 사업 영역을 확대해 우주 전문 기업으로의 입지를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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