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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적립식펀드’ 1년 새 2兆 ‘뚝’…증권사도 손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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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1. 12. 29. 16:35

지지부진한 적립식펀드, 변동성 커지며 인기 시들
증권사·은행도 판매 줄여…"국내 주식시장선 안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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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식 펀드 인기가 갈수록 시들해지고 있다. 1년 새 2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거치식에 비해 저조한 수익률 때문이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1월말 기준 국내 적립식펀드 순판매잔액은 32조6139억원이었다. 전년 동기(34조9479억원) 대비 6.7%(2조3340억원) 감소한 규모다. 2년 전 같은 기간 40조6758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6조원 가까이 빠졌다.

적립식펀드는 일정 금액을 매달 정기적으로 납입하는 상품이다. 기존 은행 적금과 비슷한 방식으로 매월 돈을 넣어 목돈을 만들 수 있는데다, 분할 매수로 투자 위험을 줄인다.

2000년대 초반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인기를 모았던 적립식 펀드는 2008년부터 하향세를 탔다. 당시 금융위기로 글로벌 주가가 변동성을 키우자 인기가 시들해졌다. 2010년대 들어 코스피 지수가 1900~2000포인트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면서 적립식에 대한 인기는 한층 약해졌다.
적립식 펀드는 지난해부터 코스피가 상단을 높이는 상황에서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펀드 투자자금을 한꺼번에 넣은 뒤 운용하는 거치식 상품이 더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서다. 거치식 상품은 일시에 대규모 자금을 받아 지수 움직임을 적립식보다 더 크게 반영한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수익률이 가장 높은 국내 주식형 펀드의 거치식 평균 수익률은 45.50%로 집계됐다. 26.29%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한 적립식 대비 19.21%포인트 낮은 수치다. 수익률 집계 기간은 2019년 1월 2일 매수 이후 이달 24일까지다.

상품별로 ‘마이다스책임투자(주식)A1’의 해당 기간 거치식 수익률은 92.50%였다. 같은 상품임에도 적립식 수익률은 45.16%포인트 낮은 47.34%이었다. ‘미래에셋코스피200인덱스[자]1(주식)C-C-e’ 펀드의 수익률도 거치식(57.97%)과 적립식(30.96%)간에 20%포인트 차이가 났다. ‘키움차세대모빌리티[자]1(주식)A1’ 펀드도 거치식은 56.43%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적립식은 36.24%에 그쳤다.

투자자 이탈이 이어지자 증권사들은 적립식 판매에서 조금씩 손을 떼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올 11월말 기준 증권사들은 적립식 펀드를 12조6790억원만 판매했다. 지난 2012년 7월 31일 최대치인 18조268억원과 비교하면 9년 만에 판매량이 6조원가량 줄었다.

은행권도 마찬가지다. 2010년대 줄곧 20조원대 넘는 월간 판매고를 유지했던 은행권의 적립식 판매규모는 올 11월 19조5957억원까지 떨어졌다. 이 수치가 19조원대로 떨어진 건 이 때가 처음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적립식 펀드는 과거와 달리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통하지 않고 있다”며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려면 최근 몇년간 성과를 꼼꼼히 살펴본 후 수익률이 검증된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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