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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군 자선냄비는 우리나라 최초의 거리 모금이에요.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겠다는 나눔의 정서가 자선냄비를 100년 가까이 끓게 했습니다. 구세군은 국민들의 마음을 전달하는 전달자로서 엄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성금이 올바른 곳에 정당하게 쓰이도록 최선을 다해 정직성과 투명성을 지킬 것입니다.”
일상이 녹록지 않은 요즘에도 온정은 이어지고 있다. 구세군 한국군국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으로 자선냄비 모금액이 작년보다 15% 이상 증가했다.
“엄마와 함께 찾아와 1년 동안 동전을 모은 저금통을 기부하는 아이가 있고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해 써 달라며 성금을 모아 찾아오는 노숙인 시설 생활자들도 있습니다. 이런 마음이 하나둘 모여 사회를 밝히고 희망을 키우는 겁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구세군 자선냄비에도 변화가 생겼다. QR코드나 교통카드 등을 기부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현금을 많이 갖고 다니지 않잖아요. 아이디어를 낸 것인데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는 거부감이 있었지만 차츰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물론 성금을 직접 자선냄비에 넣고 싶어 하는 이들도 여전히 있어요. 기분이 다른 거죠. 이런 걸 보면 자선냄비는 단순히 성금을 담는 통이 아니라 마음을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매개체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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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은 그렇지만 사회적 필요가 있을 때 자선냄비를 걸고 모금에 나섭니다. 작년 봄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을 때는 마스크를 모으기 위한 자선냄비가 걸렸어요. 이게 될까 싶었는데 약국에서 줄서서 힘들게 구한 마스크를 나눠 주고 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당연히 거리 모금 기간이 아니어도 모금활동, 봉사활동, 재난구호활동은 계속 진행됩니다. 자선냄비의 종소리는 1년 내내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인 온정은 절대적인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에게 전달된다. 구세군 사회복지활동의 근간은 신앙의 실천이다. 전국에 걸쳐 구세군 교회는 약 240개지만 구세군이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은 150개나 된다. 교인이 아닌 일반인들도 누구나 봉사와 나눔에 참여할 수 있다.
“구세군은 1861년 영국 감리교회 목회자였던 윌리엄 보스가 빈곤층을 위해 야외에 천막을 치고 예배를 한 것이 시작입니다. 보스는 런던브리지 아래에서 생활하던 빈민들을 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우리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한다는 이 정신이 구세군 사회복지활동의 근간입니다. 믿는 것을 실천해야 한다는 신념이 구세군 힘의 근원입니다.” 실천이 중요하니 조직은 효율적이어야 한다. 군대식 조직과 직제도 그래서 나왔다. “가장 빠르고 쉽게 명령을 전달할 수 있는 체계를 정착화시키다 보니 준군대적인 체제를 갖게 됐습니다. 목회자는 사관이고 근무연수에 따라 부위, 정위, 참령, 부정령, 정령, 사령관 등의 계급직제를 가집니다. 직제는 구한말의 한국군대의 계급이었다고 해요. 성도는 병사, 신학교는 사관학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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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사령관은 최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에 선임됐다. 기후생태 위기를 신앙의 과제로 인식하고 생명공동체의 평화와 공존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NCCK가 기후위기 비상행동 10년 계획을 세우고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때문에 우리가 믿는 창조질서의 많은 것들이 망가졌어요. 현재 발생하는 자연재해가 우리의 욕심에 의해 만들어졌으니 인재에 가깝다는 생각입니다. 나부터, 지역사회부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작은 한 가지를 실천해 나간다면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발휘될 것이라는 바람입니다.”
성탄을 앞두고 있지만 사회는 어수선한 분위기다. 갈등과 대립, 불신과 반목이 여전히 눈에 띈다. “남에게 대접받기 바라는 만큼 남을 대접해야 한다, 남을 나같이 사랑하라는 아주 기본적인 원칙조차 잊고 사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우리는 다 다르게 태어났어요. 이건 우리의 선택이 아닙니다. 자신과 같은 생각, 행동을 요구하는 것은 온당치 않아요.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다름까지 포용해야 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예수와 같이 생각하고 행한다면 이 땅이 천국이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