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세자릿 수 경력직 채용
KAI, 연구개발 등 100여명 충원 예정
"고급두뇌 부족…인력 쟁탈전 치열"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주산업 진출을 알린 기업 상당수가 관련 인력을 충원 중이다. 민간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업들의 우주분야 인재 모시기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우선 한화그룹의 한화시스템은 방산부문 신사업인 항공·위성(UAM), 통신(우주) 경력사원을 채용 중이다. 경력사원 채용 규모는 세 자릿수이며 채용 기간은 하반기 내내 상시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그룹 내 또 다른 우주산업 축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당장은 아니지만 점차 관련 인력을 충원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우주사업이 중요한 미래 사업이니만큼 앞으로 인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또한 최근 5대 미래사업 추진을 위한 인력 100여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미래항공·우주기술 연구개발을 포함한 27개 분야에서 진행되며 주로 4차산업 기술 분야에 중점을 뒀다. KAI 관계자는 “전자컴퓨터·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담당할 항공·전자인력을 수급할 예정이고 당사 주력사업 추진 및 신사업 요소기술에 필요한 인재를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주시장 규모가 2040년 1287조원 까지 커지는 등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들이 선제적 인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과거 정부가 중심이 돼 안보와 연구 목적으로 육성하던 우주산업이 상업적 목적을 띈 민간주도로 바뀌면서 국내외 기업들이 앞다퉈 경쟁력 충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 우주산업 진출을 알린 기업의 직원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한화시스템의 직원수는 2019년 말 3610명에서 2020년 3691명 올해 상반기 3814명으로 3년 새 204명이 늘었다. 한화시스템은 전체 인력 가운데 60% 이상이 전문 엔지니어로 핵심기술개발과 무기체계 연구개발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방산부문(항공·우주포함) 연구개발 인력은 1018명으로 전체 직원 수의 3분의 1 수준에 달한다. 석박사 비중만 62%다.
KAI의 직원수 또한 2018년 4621명에서 2019년 4945명, 2020년 5028명, 올 상반기 5024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0여 명을 충원한 후 올해 6월까지는 채용을 실시하지 않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KAI는 올해 상반기 기준 2164여 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46.7%(1011명) 이상이 석박사 이상의 학력을 소지했으며 35.2%(340명)는 10년 이상의 연구개발경력을 지니고 있는 숙련된 인적 자원이다.
기업들은 과감한 투자와 함께 인재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산업 규모가 커지는 속도에 비해 관련 전공과 경력을 보유한 인재는 크게 모자란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기업 간 우수인력을 둘러싼 쟁탈전도 적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인사업계 한 관계자는 “신입사원은 회사 내규에 따르는 게 일반적이겠지만 (우주 관련) 경력직은 몸값이 전년 대비 20% 오른 사례도 적지 않다”고 귀뜸했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 초 펴낸 ‘2020년 우주사업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신규 인력에 대한 수요는 973명 수준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194.6명꼴로 대략 200명 수준이다. 하지만 연구나 개발 경험 등을 갖춘 석박사급 고급 인재는 턱없이 부족하다. 2019년 우주학과 및 관련학과 졸업생 1499명 가운데 상급과정(학사→석사, 석사→박사, 박사→박사 후) 진학률은 12.9%에 그쳤다. 향후 관련 전문인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우주산업의 구인난과 인력 쟁탈전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우주산업에 대한 민간기업의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관련 분야의 인재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위기”라며 “시장 선점에는 경쟁력을 갖춘 인재 확보가 필수적이지만 아직 관련 인재가 많지 않아 기업 간 우수 인력에 대한 쟁탈전도 심심찮게 벌어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주 선진국에서 경험을 갖춘 인재를 유입하는 것과 동시에 뛰어난 인력이 국내에 머물 수 있도록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