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흡연 등 나쁜 생활습관 개선 노력도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고혈압은 만성적으로 동맥의 혈압이 높은 상태다. 정상 혈압 범위는 동맥의 수축기 혈압(최고 혈압)이 120mmHg 미만, 이완기 혈압(최저 혈압)이 80mmHg 미만이다. 수축기 혈압이 120~139mmHg 또는 이완기 혈압이 80~89mmHg인 경우에는 고혈압 전 단계, 그 이상은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부모가 고혈압을 앓지 않았어도 당뇨·고지혈증·운동 부족·흡연·과음·지나친 염분 섭취 등은 고혈압의 위험 인자다. 직장 생활에서 겪는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등도 혈압을 상승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에 열대야가 지속되는 여름철에는 수면관리에도 신경써야 한다.
여성에게 고혈압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때는 폐경 후다. 폐경으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혈관 확장 효과도 함께 감소돼 상대적으로 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압이 높아진다. 폐경 이후의 체중증가나 운동 부족, 고령화에 따른 다양한 신체변화로 비만과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높아지면서 혈압이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령불문 고혈압 관리는 필요하지만, 임신기간에 발생하는 임신성 고혈압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임신 20주 이후에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임신 후기에 임신중독증으로 악화할 수 있다. 뇌·간·콩팥 등을 손상시켜 임부가 위험해질 수 있는 것은 물론, 태아의 성장을 방해하거나 위험해질수도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 만약 임부가 임신 전부터 고혈압을 앓고 있다면 임신 계획때부터 주의해야 한다. 손일석 강동경희대병원 교수는 “혈압약도 임신 중 안전한 약으로 변경해야 한다”며 “조절이 잘 안되면 이 또한 임신 후기에 임신중독증 같은 문제가 생겨 태아와 임부 모두에게 위험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혈압으로 진단받으면 약물을 처방받고 생활습관 개선도 함께 시행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점은 주치의가 처방한대로, 가능한 빼먹지 말고, 특별한 이유 없이 환자 스스로 임의로 약물복용을 중단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손 교수는 “혈압약을 복용하니까 나쁜 생활습관을 그대로 유지해도 된다는 생각은 절대 금물”이라며 “생활요법을 통해 약의 용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고혈압약만 믿지 말고 적극적인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혈압은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 수축기 혈압 120mmHg, 이완기 혈압 80mmHg 이상이라면 평소 생활습관 개선 및 관리에 주력하는게 좋다. 적극적 유산소 운동, 저염식과 육류 대신 야채 위주의 건강한 식단, 체중감량, 금연, 절주 등만 잘 지켜도 예방과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식단을 육류가 아닌 채소 위주로 바꾸면 수축기 혈압을 10mmHg 정도 줄일 수 있다. 유산소 운동을 하루 30분씩 꾸준히 하고 소금 섭취를 제한하는 것만으로도 10mmHg의 혈압을 낮출 수 있다.
김우종 세란병원 내과 과장은 “생활습관 개선으로도 목표 혈압에 도달하지 못한 저위험 1기 고혈압이나 2기 고혈압 진단을 받은 환자군은 곧바로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며 “주기적으로 혈압을 체크하고 이상이 있는 경우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는 것이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하고 건강하게 생활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