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000년 만의 대기록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중국 허난(河南)성 성도 정저우(鄭州) 일대의 물폭탄 피해가 예사롭지 않다. 홍콩 언론을 비롯한 일부 외신의 보도에 의하면 최대 5000명이 사망했다는 설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현지 민심이 이반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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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년 만의 최근 폭우로 침수된 허난성 성도 정저우의 시내. 엄청난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제공=런민르바오(人民日報).
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를 비롯한 홍콩 언론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정저우 일대에 최근 쏟아진 폭우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 침수 참사로 12명이 사망했다는 사실만 살펴봐도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0일 오후 1시간 동안 200㎜ 이상의 폭우가 내렸을 당시 시 중심부 징광(京廣)터널에서 무려 200여대의 차량이 침수된 사실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보인다. 상식적으로 볼때 사망자가 4명에 불과하다는 재해 당국의 발표를 믿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당연히 당국은 대참사가 일어났을 것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인명 피해가 100명 이하라고 지속적으로 발표하고도 있다. 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필두로 하는 여론의 분위기는 확연하게 다르다. 이에 대해 정저우 태생의 베이징 대학생 지리리(吉莉莉) 씨는 “내 가까운 지인들 중에도 행방불명인 사람이 몇명 된다. 정말 슬프지만 희생됐다고 본다. 많은 인명이 이번 폭우에 희생된 것 같다”면서 조만간 대참사 사실이 언론에 의해 보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1일 집권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성대하게 기념한 바 있다. 전국이 이른바 애국주의 물결에 넘치고 있다. 미국과의 총성 없는 무역전쟁을 이겨보겠다는 전의도 넘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엄청난 재해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온다면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 언론이 최대한 정저우 일대의 피해를 축소 보도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봐도 좋다. 하지만 현재 정저우 일대의 민심을 볼때 상황은 정말 예사롭지 않다고 단언해도 좋다. 재해 당국이 정저우 일대 이재민들을 위한 ‘성금 모으기’를 즉각 실시한 것은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한다. 24일 하루에만 총액 10억 위안(元·1770억 원)을 기록할 정도로 엄청난 성금도 답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