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이라와디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은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먼 거리 때문에 이웃인 중국이나 인도에 비해 친하지 않다”며 러시아에 대해서는 “영원한 친구”라고 평가했다. 이 인터뷰는 지난 25일 밤 군부에 운영하는 국영 마이와디TV에서 방영됐다. 그는 “미얀마와 미국은 예전처럼 ‘정치적’으로 친밀하지 않다. 이웃 나라들과 비교해서도 그리 친밀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해당 발언은 미국에 대한 미얀마 군부의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는 진단이다. 미얀마 군부는 1988년 미얀마에서 일어난 민주화 운동과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에 대해 미국이 오랫동안 지원을 해왔다고 의심하고 있다. 2월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미국이 미얀마 중앙은행 보유 뉴욕 연방준비제도(연준)의 10억 달러(약 1조1285억원)를 동결하는 등 제재를 가한 데 대한 반발심리도 내포하고 있다.
중국이 가까운 친구고 미국이 먼 친구라면 러시아는 어떻냐는 질문에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은 “러시아는 우방국들 가운데서도 매우 우호적”이라며 “중국과 러시아 모두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마음만은 무척 가깝다. 러시아가 우리의 영원한 친구라고 찬사를 보내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미얀마가 군부 독재로 국제사회의 외면을 받던 1980~90년대 양국의 군사협력을 예로 들었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미얀마는 무기를 비롯한 각종 군사물자와 군사 훈련을 러시아와 중국에 의존해야 했다. 그는 “많은 미얀마 국민들이 러시아로 유학을 떠났다. 7000명이 넘는다. 특히 군사기술 분야의 협력이 가장 두텁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중국에 이어 미얀마에 두번째로 많은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
군사 부문의 끈끈한 협력과 함께 중국과 러시아는 현재도 유엔(UN)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군부에 유리한 입장을 취해오고 있다. 현지매체 이라와디는 “러시아와 중국 모두 유엔의 행동에 맞서 미얀마의 ‘외교적 방패’ 역할을 계속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와 협력관계 강화를 모색하는 와중에도 미얀마에서는 군부와 시민간 충돌과 유혈사태가 이어졌다. 북부 친주(州)에서는 지난 24일 군인들이 설치한 지뢰에 10대 청소년이 목숨을 잃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쿠데타 이후 폭력과 무력충돌로 23만명의 난민이 발생해 “인도적 지원이 긴급히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군부에 대한 시민들의 저항도 지속돼 지난 9일 동안 군정이 임명한 공무원 7명이 사망했다고 이라와디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