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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된 ‘괴물’(극본 김수진, 연출 심나연)은 만양이라는 도시에서 발생한 과거와 현재의 살인 사건을 이동식(신하균)과 한주원(여진구)이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렸다. 연출·대본·배우들의 연기가 삼위일체를 이루며 호평을 받았고, 마지막 회는 6.0%(닐슨코리아·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로 자체 최고를 기록했다.
여진구는 차기 경찰청장 후보인 아버지를 둔 경찰 한주원을 연기했다. 경기 서부 경찰청에서 지방인 만양 파출소로 발령받은 한주원은 결벽증이다 싶을 정도로 마을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날카로운 텐션을 유지한다. 영화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2013·이하 ‘화이’) 이후 오랜만에 무거운 분위기의 캐릭터였다.
“오랜만에 무거운 감정선을 가진 작품으로 인사드리는 만큼 더 잘하고 싶었어요. ‘괴물’이 ‘화이’와 전체적으로 비슷한 분위기일진 몰라도, 캐릭터는 많이 달라 확실히 차별점을 둬야겠다고 생각했죠.”
가장 고민이 됐던 건 변해가는 주원의 모습이었다. 어딘가 이상하고 의심스러운 만양 사람들을 께름칙해 하면서도 어느새 자신도 닮아가는 과정이었다. 너무 많은 변화는 시청자들에게 낯설 수 있기에 좀 더 연기에 신경을 썼다.
또 그토록 날을 세우던 동식을 서서히 인정해가는 것도 주원의 변화 중 하나였다. 여진구는 “주원과 동식이 파트너이긴 하지만 너무 가까워 보이면 안 됐다. 그런 뉘앙스의 대사가 있을 땐 캐릭터를 유지해가면서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신하균과 상의하며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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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어린 나이로 데뷔한 여진구는 신하균과 주연의 자리에서 호흡하는 것 자체가 배우로서 크게 달라진 점 같다고 꼽았다.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앞서 드라마 ‘왕이 된 남자’와 ‘호텔 델루나’ 등으로 쉼없이 성공 가도를 달리는 동안, ‘연기 잘하는 배우’란 수식어에 늘 부담을 느껴왔다. 그러나 이번 드라마를 끝내고 그 부담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 더 열심히 연기해 더 많은 칭찬을 받으려면 욕심과 더불어 어느 정도 부담을 느껴야 해서다.
“‘괴물’을 마치고 앞으로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게 됐어요. 맞는 길을 가고 있다고 느껴졌죠. 지난 몇 년간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행복했어요. 앞으로도 그 행복이 이어졌으면 해요. 다음 작품에선 주변에서 많이 이야기 해주시는 멜로를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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