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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보국→공익→사회정의…다음 구광모식 LG 사회공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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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윤 기자

승인 : 2020. 08. 11. 06:00

[100년 LG, 구광모의 승부수!]
'구광모 시대' 전사적 나눔활동 활발
'사회이슈 해결'하는 사회공헌 중시
LG전자 3년째 협력사 스마트화 도와
구 회장 사재 10억 백신연구소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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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LG 구광모의 승부수
“이거 누르면 되는 거야.” “이거? 바퀴 방향이 바뀌어?” “보완할 디자인적 요소가 있는지도 보자.”

LG사랑의 다문화학교 과학과정 몰입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은 지난해 여름 대전 카이스트(KAIST)에 모여 직접 설계한 욕실용 로봇청소기 시연을 펼쳤다. 탱크 모양의 미니 로봇청소기가 전방에 장애물을 인지하고 바퀴 방향을 스스로 바꾼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교 1학년생까지 총 35명의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편리한 생활을 위한 똑똑한 로봇’을 주제로 로봇교육용 ‘EV3’ 키트를 활용해 프로토타입(상품화 이전 핵심 기능만 넣어 제작한 기본 모델)을 만드는 자리였다. LG전자 연구원과 카이스트 대학생이 멘토로 나섰다. 이날 참석한 LG전자 연구원은 강단에 올라 실제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어떻게 구체화하고 어떤 결과물을 만드는지 설명했다.

구광모 시대를 맞아 LG의 사회공헌이 변화하고 있다. LG 계열사별 역량을 활용한 LG만의 사회공헌이 핵심이다. LG의 사회공헌 방향은 과거 소외계층에 대한 물질적인 공익사업에 치중했던 것과 다르다. 사회공헌을 보국(輔國) 경영의 일환으로 삼은 고 구인회 회장과 공익사업에서도 사업적인 효율을 강조한 고 구자경 회장의 철학보다 범위가 더 넓어졌다. 또한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사회정의 실현에 중심을 둔 고 구본무 회장의 사회공헌 활동보다 질과 폭이 확장됐다는 평가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평소 “진심이 담긴 우리만의 방식으로 사회에 더 다가가자”고 강조한다. 어려운 환경으로 수준 높은 과학교육을 접하기 힘든 학생에게 LG전자를 필두로 한 계열사별 기술 특징을 활용해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식이다.

구 회장은 특히 지역사회 이슈 해결을 통한 사회공헌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던 지난해 3월 간부회의를 소집, 어린이와 청소년이 더 건강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전국 초·중·고교에 공기청정기 1만여 대를 무상 지원할 것을 결정했고, 8개월 만에 전국 433개 학교에 총 1만100대 설치했다. 상품과 서비스를 포함한 지원 규모만 약 220억원에 달한다.
이는 역대 회장들의 시류에 편승하지 않는 사회공헌 철학에 그 뿌리가 닿아있다. 구태여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해온 모습이 구 회장의 행보와 같다. 부친인 구본무 회장이 사후 LG복지재단 등에 총 50억원을 기부한 소식이 뒤늦게 알려진 바 있는데, 구 회장 역시 지난달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돕기 위해 사비를 털어 국제백신연구소(IVI)에 10억원을 기부했다. 사내 직원도 몰랐던 구 회장의 선행은 IVI가 홈페이지에 후원소식을 게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구 회장의 지휘 아래 ‘LG다운’ 사회공헌은 계열사별로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전자식 마스크 2000개를 코로나19 대응에 힘써온 의료진에게 기부했다. 퓨리케어 공기청정기 특허 기술이 적용된 마스크다. 2018년부터는 LG전자 생산기술 전문가를 파견해 국내외 협력사가 생산라인을 자동화하고 정보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2차 협력사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 약 100개 협력사가 AI·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영세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를 위해 작업복 공동세탁소에 상업용 세탁기와 건조기를 각 10대씩 총 20대를 기증했다. 별도의 세탁시설이 없는 영세사업장 근로자가 분진이나 유해물질이 묻은 작업복을 직접 세탁해야 하는 수고를 덜어주기 위한 취지에서다. 낯선 병동에서 불안을 느낄 어린 환자들을 위해 교육 콘텐츠 등을 탑재한 AI 홈로봇 클로이 25대를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기증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와 LG CNS는 디지털 정보 소외계층 아이들을 위해 IT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LG디스플레이는 보육시설에 최신 IT 기기를 갖춘 교육시설 ‘IT 발전소’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 50개소, 중국 광저우 등 해외 4개의 IT발전소를 개소했다. 대학생 봉사단을 파견하거나 지역에서 강사를 섭외해 아이들에게 전문적인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LG CNS는 임직원 100여 명이 재능기부 형태로 중학생들에게 빅데이터, 증강현실(AR) 등 IT 신기술을 결험한 무상 소프트웨어 교육 프로그램 ‘코딩지니어스’를 운영 중이다. LG화학은 대학생 멘토단이 중학교에 직접 찾아가서 화학 관련 체험 및 학습을 도와주는 ‘화학캠프’와 ‘화학놀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월 다문화 학생과 특수교육 대상 학생의 원격수업을 지원하기 위해 1억4000만원 상당의 스마트 패드 500대를 서울시교육청에 기증한 데 이어 전국 15개 교육청에 총 1만대 스마트 패드를 추가 기증했다. 이와 별도로 시각장애학생 학습을 돕기 위해 맹학교에 독서 보조공학기기를 제공하는 ‘U+희망도서관’ 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LG하우시스는 바닥재와 벽지 등 LG하우시스의 인테리어 건자재를 활용해 낙후된 학교 등의 공공시절 개보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안중근의사기념관 등 현충시설 개보수와 국가유공자 주거환경 개선도 지원한다.

LG그룹 차원의 공익재단 4곳에서도 독립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LG아트센터·학술지원·다문화 청소년교육 사업을 진행하는 LG연암문화재단은 1969년 고 구인회 회장이 설립했다. 의인상·성장호르몬제지원 등의 사회공헌을 펼치는 LG복지재단과 LG연암학원은 고 구자경 회장, 멸종위기종 보호 등 환경사업을 맡은 LG상록재단은 고 구본무 회장이 설립했다.

LG그룹 관계자는 “많이 드러내진 않지만 진정성 있는 활동을 꾸준히 끌고 가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LG의 지향점”이라며 “LG그룹 사업영역이 확대되는 만큼 사회 공헌 활동의 폭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좀 더 다양한 영역에서 LG 역량을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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