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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내 고혈압환자 1100만명… 맞춤치료 시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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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의학전문기자

승인 : 2020. 07. 06. 06:00

편욱범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
편욱범 교수
편욱범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 수가 1100만 명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30대 이상 성인 3명 중 1명은 고혈압이라는 얘기다. 고혈압은 평소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방치되기 쉽지만 갑작스럽게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켜 사망 위험을 높이는 심각한 질병이다. 반면 혈압 조절을 하면 심부전증, 뇌졸중, 심근경색증과 같은 합병증 발병률이 현저히 낮아진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 우리나라는 고혈압 환자의 70%만이 본인 혈압을 인지하고 있다.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30~40대의 경우 고혈압 인지율이 더욱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30대의 고혈압 인지율은 19.8%에 불과하며, 40대는 44.8%가 인지하고 있지만 평균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고혈압 치료율은 더욱 낮다. 전체 고혈압 환자의 65.3%만이 고혈압 치료를 받고 있는 가운데 30대의 고혈압 치료율은 16.9%, 40대는 38.2%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혈압 조절률에 있어서도 30대는 전체 평균 48.3%보다 3분의 1 정도로 낮은 12.3%를 보였고, 40대는 29.1%에 그치고 있다.

물론 혈압이 높다고 해서 모든 고혈압 환자가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환자 개인의 특성과 상태에 맞춘 적절한 약물요법을 병행할 때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최근 혈압조절을 위한 고혈압약으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안지오텐신 수용제 차단제, 칼슘차단제, 이뇨제, 베타차단제 등이 쓰인다. 어떤 약이 다른 약보다 더 우위에 있다고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환자 개별 상황에 따라 적합한 약제는 존재한다. 예를 들어 베타차단제는 심장 선택성이 높아 협심증, 심근경색, 빈맥성 부정맥을 동반한 경우와 맥박이 빠른 환자에게 유리하다. 젊은 고혈압 환자에게도 효과적이다. 3세대 베타차단제인 네비보롤의 경우 성적으로 왕성한 남성, 제2형 당뇨, 대사장애, 만성폐쇄성폐질환과 같은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적합한 것으로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일선 의료현장에서 고혈압 환자에게 고혈압약을 처방할 때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물론 지금까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고혈압 적정성 평가’라는 제도 속에서 저렴한 비용의 이뇨제 위주의 처방을 권장하고, 최신의 고혈압 치료 가이드라인과는 다르게 일부 약제 간의 병용을 ‘권장되지 않는 병용요법’으로 규정하는 등 환자 개별에 맞춘 치료가 제한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2020년(16차) 고혈압 적정성 평가 세부기준’에서는 기존에 논란이 됐던 처방분야 평가지표(동일성분군 중복처방률, 이뇨제 병용 투여율, 권장되지 않는 병용요법 처방률)가 폐지되고 기본검사(혈액검사, 요일반검사, 심전도 검사) 실시 지표가 모니터링 지표에서 평가지표로 전환된다.

이를 통해 앞으로는 단순히 혈압 수치를 낮추는 것 이외에 고혈압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대상기관손상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보다 효과적으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최신 고혈압 치료 가이드라인과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기반으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안지오텐신 수용제 차단제, 칼슘차단제, 이뇨제, 베타차단제 간의 병용도 가능해졌다. 이러한 환자 특성에 단독 혹은 다양한 계열 간의 병용요법을 통해 환자의 목표 혈압을 낮추는 것은 물론 심혈관 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과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나아가 이러한 환자 개인에 맞춘 적극적인 고혈압 치료는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건전성 향상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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