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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유덕영 아부하킴 대표는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중동에 수출하려면 판매 법인을 세워야 한다. 그러나 법인 지분을 49%만 가질 수 있고, 현지(중동) 자국민들이 51%를 소유하게 된다. 따라서 제조사나 브랜드 오너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상당히 크다”며 “반대로 현지(중동)에서는 제조 기반이 없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중동 소비자와 국내 제조사를 연결 시켜 경쟁력 있는 한국 제품을 중동에 직접 판매토록 하는 게 우리의 사업이다”라고 이와 같이 밝혔다.
아부하킴은 올해 1월 설립돼 중동 지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언니(UNNNI)’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이커머스 플랫폼 ‘언니’를 통해 국내 제조사들의 상품을 판매한다.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받을 때 배송기사에게 직접 현금으로 값을 지불하는 결제 방식인 COD를 지원하는 한국 최초의 스타트업이다. 뷰티·화장품이 주 상품이라 중동 지역 20대 여성을 핵심 고객으로 선정했다. 따라서 이에 기인해 ‘언니’라는 명칭을 지었다는 설명이다.
중동 이커머스 사업을 위해서는 COD 구축이 필수였다. 중동은 우리나라와 달리 COD 방식의 선호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COD 선호 비율을 국가 별로 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약 63%, 이집트는 77% 등이다. 유 대표는 “중동은 이커머스 시장이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신뢰성 등 문제로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중동 이커머스 시장은 언어·문화적인 요소 탓에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우선, 중동의 경우 주소체계가 정립돼 있지 않다. 우리나라의 경우 도로명이나 지번 주소가 있지만, 중동은 도시명·수령인·연락처만 기입할 수 있다. 따라서 세부 주소는 전화를 통해 찾아간다. 언어에서도 장벽이 있다. 영어, 한국어와 달리 아랍어는 오른편에서 왼편으로 읽는다. 따라서 아랍어 기준의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별도의 개발이 필요했다.
유 대표는 “높은 진입장벽으로 COD를 구축하고, 운영하고, 관리하는 데 어렵다. 그러나 중동 현지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으로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서만 매월 100%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지사의 경우 사업 적합성 심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무리 없이 금년 11월내로 지사 설립이 완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부하킴은 현지 소매가 대비 50% 이상 저렴한 수준으로 국내 제품을 판매 중이다. 아부하킴은 올해 6월 35개 브랜드, 661개 상품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해 최근 주문과 행동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핵심 상품군을 53가지로 추렸다.
아부하킴은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디지털 마케팅으로까지 비즈니스를 확장했다. 지난 7월 개설한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의 팔로우 수는 10월 기준 3만 2000명을 돌파, 이중 99%가 중동에 위치해 있다. 향후 독자적인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로서 중동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 대표는 “구글 광고 내 중동 마케팅 데이터는 전무했다. 우리가 중동 마케팅 업무를 같이 하게 되면서 중동 타깃에 맞는 배치, 썸네일, 색감 등 마케팅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며 “이 데이터를 토대로 국내 제조사 등에게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직접 중동진출을 원하는 회사를 위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두바이측 기관과 협력하여 스웨덴 헬스케어 회사의 시장 안착을 위한 플롯을 진행 중이다.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COD 운영을 안정적으로 다지는 게 우선적 목표다. 이후 금년 11월 내 설립 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지사 등에 COD를 확장할 것”이라며 “국내 제조사와 브랜드 오너 등을 도와주는 스타트업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