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대학생 학자금 대출상품 출시예정, 장학재단 3% 금리의 2배
정해용 기자] 은행들이 한국장학재단이 시행하고 있는 대학생 학자금 대출보다 2배 가까운 고금리의 학자금 대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은행권은 공동으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자금 대출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안에 은행들은 연 6%대 금리의 학자금 대출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는 6월 중 학자금 대출상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금리 수준은 연 6%대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연 6%대의 학자금 대출 금리는 현재 한국장학재단에서 내놓은 학자금 대출 금리의 2배 가까운 고금리라는 것.
재단의 일반 학자금 대출상품의 경우 연 3.9%(2012년도 1학기 기준)로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연 6%대 학자금 대출이 이뤄질 경우 현재 각 은행들에서 일반인들이 이용하고 있는 신용대출과도 큰 차이가 없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각 은행들은 신용대출 금리를 최저 연 5.20%에서 최고 연 18.00%까지 받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은행들이 연 6%대 이상의 금리로 학자금 대출을 시행할 경우 대다수의 재단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학생은 이 상품을 외면할 것이 확실시 된다는 점이다.
결국 성적이나 소득 수준 등 해당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은행 학자금 대출을 받아야 하는 학생들만 2배 이상의 고금리를 감당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이 몇 달씩 의견을 모으고 내놓은 학자금 대출상품이 이처럼 유명무실한 이유는 은행들이 학자금 대출 자체를 꺼리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학생들이 대부분 소득이 없고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이라서 현재 은행권에는 학자금 대출을 위한 상품은 없는 상태다”고 설명했다.
채무상환능력이 낮은 대학생들을 상대로 대출을 하는 것 자체를 꺼린다는 얘기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소득증빙 등의 서류 자체가 없어 대출을 심사하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연 7%대의 학자금 대출도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라고 은행들은 주장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최근 내놓은 학점은행제 학부모 대상 고정금리 대출 상품의 금리를 연 7.7%로 결정했다. 일반 학자금 대출에 비해 2배나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 은행 관계자는 “저소득층을 위한 새희망홀씨대출 상품을 학점은행제를 이용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 적용한 것이다. 새희망홀씨대출 금리가 연 11~14%인 점과 비교해 보면 연 7.7%는 낮은 금리다”고 말했다.
일반 학자금 대출이 아닌 새희망홀씨 대출의 일종이기 때문에 대학생들에게 비교적 저렴한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 정해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