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김정남은 장성택과 연결된 中의 北개혁·개방 카드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909196

글자크기

닫기

최영재 기자

승인 : 2013. 12. 15. 14:17

“3대 세습 반대하고 북한 개혁개방지지”, 김정은 체제 붕괴 시 태풍의 눈
장성택 처형 후 친중파 장성택과 연결된 김정일 장남 김정남(1971년생)의 거취와 향후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성택은 김정남의 고모부이자 후견인이었다. 김정은이 태어나기도 전인 1970년대 김정일이 장남 김정남을 외부에 공개하기 꺼리자 그를 스위스로 보내고 이철(이수용)을 발탁해 김정남을 돌보게 한 인물도 장성택이었다. 이철은 2010년까지 30년 넘게 스위스에서 대사를 지내며 김정남은 물론이고 김정은과 그의 형제들의 후견인 노릇을 했다.

그러나 김정남은 이복동생 김정은과의 권력투쟁에서 밀렸고 지금은 중국 모처에서 김정은의 암살위협을 피해 숨어 살고 있다. 그런 김정남과 장성택은 계속 교신하며 돌보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암각 급습 사건

김정남과 김정은의 대립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사례 한 가지. 2009년 4월 초 아직 김정은이 공식적으로 3대 세습 후계자로 등장하기 전이었다. 평양 중구역에 있는 특각에 국가안전보위부 요원들이 심야에 습격했다. 우암각이라 불리는 이 별장은 김정남이 평양에 체류할 때 주로 머무는 안가였다. 1997년부터 김정남은 이곳에서 김정일의 비밀연회를 흉내낸 파티정치를 벌이곤 했다.

보위부의 우암각 급습은 김정남이 은밀하게 접촉한 고위급 인사들과 파티에 초대된 멤버들을 파악하는 게 목적이었다. 놀랍게도 이 우암각을 급습하라고 지시한 사람은 김정남의 동생 김정은이었다.

이 사건은 김정은의 파워를 공공연하게 과시한 첫 시도였다. 이후 측근으로부터 우암각 사건의 전말을 보고 받은 김정남은 노발대발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이미 권력으로부터 멀어진 김정남은 뾰족한 수가 없었다. 그는 견제와 거세의 대상일 뿐이었다. 이복동생인 김정은이 자신을 제거할 마음을 품고 있음을 알아차린 김정남은 더 이상 북한 내부에서 버티기 힘들었다. 그가 중국에서 떠도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남은 2010년 일본 ‘아사히TV’와 인터뷰를 했다. 이 인터뷰에서 김정남은 “개인적으로 저는 3대 세습에 대해서 반대를 합니다, 하지만 나름대로의 내부적인 요인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내부적 요인이 있으면 그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고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그는 또 김정은에게 “동생이 북한주민들을 위해 정말 주민들의 윤택한 생활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주었으면 합니다.”고 말했다. 개혁개방을 암시하는 충고인 셈이다. 그는 이날 조선을 ‘북한’이라고 표현했다. 북한에서는 ‘조선’ 또는 ‘공화국’이라는 표현을 써야 한다.

김정남은 이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이 선군정치에 눈이 멀어 경제는 뒷전이라며 교묘하게 공격했다. 북한 당국은 이러한 김정남을 끊임없이 위협했고, 중국이 “김정남을 건드리지 마라”고 북한에 경고했다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21세기 연안파 김정남·장성택

과거 북한의 정치파벌인 연안파는 6.25전쟁 이후 김일성 개인숭배를 비판하다가 1956년 ‘8월 종파사건’이후 모조리 숙청당했다. 연안파가 과거 김일성 개인숭배를 비판했듯이 김정남은 김정은 3대 세습을 비판한 것이다. 당시 연안파는 군수산업 위주인 중공업 노선을 반대하고 주민들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경공업을 우선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당시 중공업 대 경공업의 갈등은 지금의 선군정치와 개혁·개방파의 갈등과 매우 흡사하다. 그러니 김정남과 그 후견인 장성택을 ‘21세기 연안파’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중국 정부는 3대 세습을 겉으로는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김정남을 이용하여 김정은을 견제한다는 이야기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중국 내 최고파워그룹인 ‘태자당’이 김정남을 보호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태자당은 진정한 중국의 귀족으로 불리는 중국 고위층 자녀로 이뤄진 세력이다. 이들 중 약 4000여명이 핵심요직에 포진해 중국을 움직인다.

중국은 결국 북한정권을 변화시켜 개혁,개방으로 이끌 압력카드로 김정남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영재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