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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중국식 개혁개방 주장하다 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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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훈 기자

승인 : 2013. 12. 05. 07:45

* "장성택이 중국에 김정은 의중 파악 않고 전달, 최룡해 비판 수위 높여"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간담회에서 의원들의 북한 권력 2인자이자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실각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병화 기자photolbh@

북한의 2인자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하루 아침에 실각한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 문제에 밝은 대북 소식통은 4일 “장성택의 반당(反黨) 행위와 관련, 지휘책임을 물어 실각한 것이 아니라 중국식 개혁·개방을 주장하다 김정은의 핵심 강경파들에 밀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 일본과 교분이 많은 장성택은 처음부터 부분적 개방이 아닌 중국식 전면 개혁·개방을 주장했고, 김정은(노동당 제1 비서)과 그의 핵심 강경파들은 제한적인 개방, 즉 모기장 개방을 원해 그 갈등이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장성택과 김정은의 갈등은 지난해 장성택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장성택은 김정은의 의지와 무관하게 개혁·개방론을 폈고, 이 모습이 마치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 보여 ‘월권행위’가 문제가 됐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장성택이 김정은의 북·중 경제협력 의지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지도 않고 자기 맘대로 전달한 것이 결국 화근이었다”면서 “이때부터 최룡해 총정치국장을 비롯해 군부 강경파들이 장성택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북한 엘리트 출신 한 탈북자도 “중국과 친한 장성택이 중국식 개혁·개방론을 펼쳤지만 김정은과 최룡해는 중국식 사회주의를 하면 망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이게 결국 곪아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부터 최룡해는 장성택과 관련된 것을 김정은에게 일일이 보고하는 등 밀착 감시를 진행해왔다.

이 탈북자는 “최근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경제통인 장성택이 지도자가 되면 이렇게 못살지는 않을 것이란 소리가 많았고 쿠데타설도 이때 나왔다”고 말했다.

주민들 사이에서 장성택이 지도자로 부각되고 있다는 사실은 최룡해가 전하자 김정은은 이때 큰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탈북자는 전했다.

또 다른 탈북자는 “장성택은 2번의 숙청이 있었기 때문에 잠깐 권력주변의 병풍역할을 한 것에 불과했다. 본인도 이걸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장성택의 실각으로 2인자로 떠오른 최룡해도 언제 실각될 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주민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군에 비상대기 명령을 하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김정은도 민심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한과의 관계와 관련해선 “장성택의 실각으로 군부 강경파가 득세해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김정은의 1인통치가 갈수록 힘을 얻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장성택이 실각되면서 그가 주도했던 황금평과 나진·선봉 경제특구가 타격을 받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외교통일위 긴급간담회에서 “황금평의 경우 공개적으로 장성택이 책임지는 게 있으니 아무래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그러나 북한이 현재 추진 중인 개혁·개방 계획을 전면 취소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윤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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