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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발레의 정석 ‘오네긴’이 기대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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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기자

승인 : 2013. 06. 30. 17:13

유니버설발레단 '오네긴' 오픈 리허설 현장 공개
유니버설발레단 '오네긴' 오픈 리허설 현장. /사진=김수경 기자
흔히 발레리나를 백조에 비유하곤 한다. 호수 위로 보이는 백조의 모습은 한없이 우아하고 여유롭게 보이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쉴 틈 없이 발을 휘젓는 백조의 모습이 언뜻 무대 위의 발레리나의 모습과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 

화려한 무대 위가 아닌 오픈 리허설 현장에서 만난 유니버설발레단 무용수들의 연기는 백조의 숭고한 발구름을 연상케 했다. 

서울 유니버설발레단 연습실에서 지난 29일 오후 2시와 4시 두 차례에 걸쳐 '오네긴' 오픈 리허설이 진행됐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약 100여 명의 관객을 초청해 '오네긴'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했다. 시연에 앞서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은 작품 해설 시간을 가졌다. 

유니버설발레단 '오네긴' 오픈 리허설 현장. 황혜민, 엄재용 부부 수석무용수 /사진=김수경 기자

2시 오픈 리허설에서는 황혜민, 엄재용 부부 수석무용수가 타티아나와 오네긴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들은 지난 2009년, 2011년에도 '오네긴'에서 같은 역을 맡아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이끌어 낸 바 있다.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특히 타티아나의 꿈 속에서 오네긴과 함께 추는 2인무는 두 무용수의 내공을 확인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고난도의 리프트 동작에서 힘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보여주면서도 얼굴과 표정은 미세한 감정선을 놓치지 않았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황혜민의 감정 연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완전히 흔들어 놓았다. 

유니버설발레단 '오네긴' 오픈 리허설 현장. /사진=김수경 기자

오픈 리허설은 무대도, 조명도, 의상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공연이었지만 무대 위의 감동과는 또 다른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다. 

사실 무대 위의 무용수들이 춤 추는 것을 보면 힘 하나 들이지 않고 마치 무대 위를 나풀나풀 날아다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발레'하면 그저 우아하고 아름답기만 한 예술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유니버설발레단 '오네긴' 오픈 리허설 현장. /사진=김수경 기자

하지만 오픈 리허설을 통해 가까이서 본 무용수들의 모습은 경외심마저 들게 했다. 하나의 완벽한 동작을 완성하고 흔들림 없는 리프트와 군무를 위해 무용수들이 얼마나 많이 호흡을 맞춰 왔을지가 그대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저 약해보이기만 하던 발레리나들의 탄탄한 근육, 날개가 달린 듯 가볍게 무대 위를 뛰어 다니다가도 무대 뒤로 사라지면 참았던 거친 호흡을 힘겹게 내몰아 쉬는 무용수들, 리허설임에도 큰 감동을 자아냈던 공연, 이러한 모든 것들이 바로 오네긴'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다. 

알렉산드르 푸쉬킨의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을 원작으로 한 '오네긴'은 천재적인 안무가 존 크랑코와 차이콥스키의 음악으로 완성 됐다. 드라마 발레의 정석을 보여주는 발레 '오네긴'은 클래식 발레와는 달리 하나의 영화를 보는 듯한 드라마틱한 전개를 보여준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강예나의 고별 공연이 될 '오네긴'에는 강예나 외에도 황혜민, 엄재용, 서희, 로베르토 볼레, 강미선, 이현준, 이동탁 등이 출연한다. 

오네긴을 짝사랑한 순수한 시골처녀 타티아나와 그녀의 사랑 고백을 오만하게 거절한 도시 귀족 오네긴의 엇갈린 운명과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오네긴'은 오는 7월 6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티켓 1만~10만원. 문의(02-580-1300)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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