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지난해 12월 ‘전당대회 돈 봉투’ 파문으로 홍준표 전 대표가 물러나면서 지지율 급강하를 기록, 이번 총선을 통해 100석 이하의 영남당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같은 달 14일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당으로부터 ‘대표 이상의 권한’이라는 전권을 넘겨받으면서 당 위기 수습에 몰두, 이 같은 성과를 얻어냈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처한 위기 타개에 앞장설 비대위원의 구성 과정에서 당의 체질을 전면적으로 개선할 인사를 전면에 내세웠다.
경제민주화와 대기업·중소기업 동반 성장 등을 강조한 김종인 전 의원을 비대위의 좌장 격으로 전격 영입했다.
또한 27세 벤처기업 CEO인 이준석씨를 당의 최고위원 격인 비대위원으로 영입하는 파격도 선보였다.
보수 일색인 옛 한나라당에 쇄신과 파격이라는 신선함을 불어넣으면서 당의 정강·정책도 함께 손보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 같은 사전 준비 작업을 마친 박 위원장은 ‘쇄신 공천’이라는 명목 하에 현역 의원들에 대한 기득권을 일체 배제시켰다.
특히 친이(친이명박)계 현역 의원에 대한 ‘물갈이’가 대폭 진행됐고 이에 더해 친박(친박근혜)계의 자진 용퇴와 물갈이가 두루 섞이면서 민주통합당과 총선 전초전인 ‘공천 전쟁’에서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도 받았다.
박 위원장은 본격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면서부터 특유의 개인기를 발휘, 민주통합당의 ‘대규모 멘토단’으로 대표되는 인해전술에 맞서 전국적 세몰이에 나섰다.
그는 전국을 종단하는 ‘초단위’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주요 접전 지역을 두루 돌았다.
이 과정에서 ‘박풍(박근혜 바람)’이 강하게 불어 위기설이 돌던 부산 지역은 물론, 강원충청 지역의 절반 이상의 지역에서 새누리당 소속 당선자를 배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강원과 충청 지역 선거는 유세 과정에서 ‘박풍’으로 인해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이 아닌,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선 분위기가 연출됐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그는 특히 지난 18대 총선에서 자유선진당 바람이 강하게 몰아친 대전충남 지역과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의 고향(제천)이 위치한 충북을 도는 과정에서 “충청은 내 정치생명을 걸었던 곳”이라고 밝히자 지역 민심이 강하게 요동쳤다.
강원 지역에서도 ‘박근혜 효과’로 전체 9곳의 지역 가운데 싹쓸이 수준의 성과를 냈다.
선거 막바지 야권에서 강하게 성토하며 총선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민간인 불법 사찰’ 파문도 박 위원장이기 때문에 진화에 나설 수 있었다는 반응이다.
‘정권 심판’ 성격이 강한 총선에서 야권이 막판 뒤집기 카드로 꺼내든 정권 차원에서의 사찰 논란도 그가 ‘연대 피해자론’을 강하게 설파, ‘박근혜의 새누리당’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논리로 정면 돌파하면서 파문이 잦아들었다.
그 또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지난 2008년 이후 정권 차원의 공격을 받았다는 ‘동정론’이 퍼지면서 ‘정권 심판’이라는 슬로건을 새누리당이 피해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