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개장초부터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2000포인트를 훌쩍 넘긴 가운데 출발했다. 이는 2007년 11월 7일(종가기준)이후 3년여만에 2000선을 재 탈환한 것이다.
미국의 프라임사태로 발발한 금융위기 학산이후 되찾기 어려울 것만 같았던 2000선을 회복하니 감회마저 새롭다.
이처럼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탈환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위기 해결을 위한 각국의 정책적 노력이 상당한 성과를 거둔데다 중국 등 신흥국의 성장과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맞물린 결과다.
특히 넘쳐나는 글로벌 유동성이 국내에 유입되며 증시주변자금이 풍부한데다 2011년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가 선제적으로 반영되면서 투자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이에따라 향후 주식시장이 어느정도 상승할 수 있을 것인지, 또 투자전략은 어떻게 수립해야할 것인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 추가 상승 가능하다
증시전문가들은 우선 지난 5월부터 시작된 강세장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추가적인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안착까지 넘어야할 장애물이 많아 다소간의 굴곡은 있겠지만 가는길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여전히 수익률에 목마른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으며, 유럽재정위기와 중국 긴축에 대한 반응도 우려의 확산보다 해소로 힘이 실려가고 있어 역사적 고점인 2085포인트에 대한 도전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윤 팀장은 우선 “코스피지수가 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의 주가수익비율(PER) 평균인 11.18배에 해당되는 1955포인트에 완벽히 안착함에 따라 목표 PER가 12.5배로 올라가게 됐다”며 “이 수준은 코스피지수로 2186포인트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난 8일 발표된 미국의 가계신용이 34억달러나 순증함으로써 9월 이후 최초로 상승반전한데 이어 2개월째 증가세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증시 상승의 촉매제가 되고 있는 미국 소비 경기모멘텀이 나아지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코스피지수의 비중이 높은 IT와 은행업종 대표주의 수익률 갭메우기 진행이 펼쳐지고 있는 점은 코스피지수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금까지 IT와 은행업종은 코스피지수 대비 낮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데 이들의 지수비중은 37%에 달하기 때문이라는게 윤 팀장의 설명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현재 국내 증시는 2007년 코스피 2000포인트 부근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고 경기와 이익싸이클도 2007년과 다르다”며 “국내 증시의 추가상승여력이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심리적 측면에서 당시보다 과열의 정도가 낮고, 증시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과 투자매력도가 당시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기업의 이익추정치도 보수적인 점을 고려할 때 버블의 크기가 작다”고 설명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수석연구원도 “2007년 PER가 13배 중반을 넘어선 반면 현재 시장의 밸류에이션은 10배 이하에서 유지되고 있다”며 “경험적으로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배 연구원은 특히 미국과 증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의 흐름이 2007년 확장국면이 상당히 진행됐던 시기와는 달리 현시점은 오히려 저점권에서 반전이 기대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상승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경기모멘텀이 아직 제대로 반영된게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국내 기업의 이익규모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등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점은 주가상승을 이끌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종목별 차별화 투자전략 필요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관련 업종인 기계, 철강 등으로 투자범위를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정책에 따라 지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나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추가상승이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상승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 확산인 만큼 IT나 은행, 증권 등 금융주의 선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지수 2000선 돌파이후 심리적 부담이 많은 만큼 펀드 환매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지수를 크게 훼손하기보다는 종목 차별화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2000선 돌파 이후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011년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하회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현재가 최적의 매수시점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연중최고치 달성에 대한 기대와 단기급등에 대한 기술적 부담이 교차되기 때문이다.
김 연구위원은 그러나 “여전히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흐름에 맞춰진 상승추세는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위원은 따라서 “시장진입 시기를 고민하기 위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며 “유동성랠리에 적당히 편승하면서 이익모멘텀 약화의 노출정도를 점검하는 투자자세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