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보육정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정부 대책이 출산과 신생아를 위한 다양한 정책으로 확대되어야 하며, 특히 여성의 일과 가정 양립, 고비용의 사교육 문제 해결 등 종합적인 처방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4일 보건복지위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에 따르면 출산 장려책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산모 도우미 제도가 예산 부족으로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10월에 예산집행율이 99.8%에 이른다. 정부가 신생아 출산율 예측을 잘못했기 때문이다. 추가예산편성도 어려운 상태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질 좋은 국공립 보육시설 부족과 높은 사교육비 부담 등 저출산 주요 원인 해결책도 미비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보건복지위 이춘식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우리나라 유치원 사교육비가 100만원에 달하는데 이번 저출산 대책에 사교육비 방안이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사교육비 문제를 저출산 대책과 함께 내놓지 않으면 저출산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친서민 기조와는 거꾸로 가는 저출산정책을 꼬집기도 했다.
기획재정위 소속 나성린 한나라당 의원은 “현행 다자녀 추가공제는 소득수준 상위 10%에 혜택이 집중됐는데 이를 확대 시행할 경우 고소득자에게 세제혜택이 더욱 집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승용 민주당 의원은 “내년부터 육아휴직 급여의 지급 기준이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변경되면서 100만원 이내에서 휴직 전 통상임금의 40%를 받게 돼 소득이 높은 사람이 육아휴직 급여를 더 많이 받게 됐다”며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모든 여성에게 동일하게 100만원씩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희목 한나라당 의원은 6일 “35개 정부부처, 246개 지자체, 405개 대학, 438개 공기업, 1721개 상장기업 중 ‘가족친화인증’을 받은 곳은 34곳에 불과하다”며 “한심한 것은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하는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도 인증을 받지 못했고, 35개 정부부처 중 관세청 단 한곳만 인증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원 의원은 일과 가정을 조화롭게 양립할 수 있는 가족친화적 기업이 저출산 대책의 핵심”이라며 “민간기업은 가족친화적인 경영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책임이 있고, 정부는 인센티브를 충분히 확대해서 가족친화인증기업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무위 소속 김영선 한나라당 의원은 4일 “제2차 저출산정책은 범국민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정책이기 때문에 총괄·조정하는 주무부서가 대통령 직속 또는 총리 직속의 특별한 본부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