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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사극의 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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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 기자

승인 : 2010. 01. 29. 14:39

과거 TV 사극의 주인공은 연산군이나 장희빈 등 주로 왕이나 그와 관련된 인물이었다.

MBC ‘조선왕조 500년’처럼 왕조의 이야기를 시리즈물로 다루기도 했다. 왕과 관련된 내용이 사료 자료가 충분해 드라마화하기가 수월했기 때문이다. 시대적 배경이 주로 조선시대였던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현재 방송되는 사극 ‘추노’, ‘명가’(이상 KBS) ‘제중원’(SBS)에선 이들을 볼 수 없다. 주인공들은 위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평민이나 지방 양반 등 아래로 내려왔다. 물론 역사 속 중요 인물이야 언제든 드라마 속에 다시 살아나게 마련이지만, 이런 현상은 우리 사극의 소재와 내용이 다양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흐름의 본격적인 시작은 MBC ‘다모’가 열었다는 게 방송가의 정설이다. 방학기의 만화를 드라마화한 ‘다모’는 조선시대의 여형사라는 특이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후 조선시대 여자 궁중 요리사(MBC ‘대장금’), 조선 중기의 거상(MBC ‘상도’) 등이 차례로 대형 사극의 주인공이 됐다.
시대도 다양해졌다. 몇 년 전부터 신라(KBS ‘해신’), 발해(KBS ‘대조영’), 고구려(SBS ‘연개소문’) 등 조선왕조 이전의 다양한 시대가 사극의 배경으로 나왔다. 시청자로서는 조선시대 뿐 아니라 여러 시대의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기회였다.

이 때문에 사극이 훨씬 재밌어졌다는 평이다. 사료에 의존하기보다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새로운 인물과 이야기가 재창조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궁궐뿐만 아니라 저잣거리의 서민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아는 재미도 쏠쏠하다. 예컨대 ‘추노’에선 조선시대 노비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고, ‘명가’에선 조선시대 상인들의 생활을 알 수 있다.

다만 허구적 내용이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실인 것처럼 오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런데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니 역사를 소재로한 창작으로 봐야한다”는 게 방송사 PD들의 전언이다.
정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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