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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 100만명 시대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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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진 기자

승인 : 2009. 03. 18. 18:48

고용시장의 봄날은 언제 올 것인가. 경기침체로 인한 고용시장의 한파가 지속되면서 실업률 4%대, 실업자 100만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대학과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년층과 경기 상황에 민감한 자영업주, 임시직 근로자들이 받는 충격이 큰 상황이다.
정부는 일자리 유지와 창출을 위해 3조원대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경제가 좋아지지 않으면 고용사정도 나아질 수 없다는 점에서 회복시기를 예상하기 힘든 상태다.

◇실업률 4% 시대 눈앞
5개월째 고용사정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10월 73만6000명이었던 실업자 수가 2월에는 92만4000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3.0%에서 3.9%로 0.9%포인트 급증했다.
졸업시즌을 맞아 사회로 쏟아져나오는 예비취업자가 많은 계절적인 탓도 있지만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고용시장이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경영악화로 인해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본격화할 경우 실업자 수가 100만명을 넘고 실업률도 4%대로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2월 실업급여 신청자 수가 10만8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4만7000명(76.6%)이나 급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고용시장의 어려움을 가늠할 수 있다.
특히 실업자(92만4000명)와 취업 및 진학준비, 군입대 대기, 쉬었음 등 비경제활동인구(260만5000명), 구직단념자(16만9000명) 등을 포함한 사실상 백수 는 370만명에 육박한다.

◇청년층·자영업주·임시직 직격탄
2월 실업자 수가 급증한 것은 올해 대학과 고등학교 졸업자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영향이 크다. 20~29세 실업자는 34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8000명(12.4%) 급증했다.
이 연령층의 실업률은 8.5%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20~29세 연령층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않고 쉬었음 으로 집계된 인원은 30만9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5만4000명(21.1%)이나 많아졌다. 경기상황에 민감한 자영업주와 임시·일용직도 고용한파의 충격을 가장 크게 받고 있다. 자영업주는 2월에만 25만6000명 줄어 1년 전보다 4.4% 감소했다. 이는 1월 감소한 수치(11만2000명)보다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임시직과 일용직 근로자도 각각 3.8%, 4.1% 줄었다. 반면 상용직 근로자는 39만명 늘어나 증가세를 유지했다.

◇고용시장, 경기회복이 관건
정부는 고용시장의 한파가 심화됨에 따라 일자리대책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정부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인턴사원 채용을 확대하는 한편 일자리 유지와 창출을 위해 3조2000억원의 추경예산을 마련했다.

긴급 민생지원 대책으로 실직자와 폐업 자영업자에게 6개월간 공공근로 일자리를 제공하고 실업급여도 10개월까지 연장시키기로 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일자리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단기 일자리를 마련해 고용충격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용시장의 개선은 경기회복과 맞물려 있는 만큼 회복시기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올해는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어려워 고용시장 호전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더 많은 재원을 투입해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장기적인 계획으로 추진하는 일자리 대책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일자리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유훈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월 고용지표는 경기 영향도 있지만 계절성도 있어 어느 정도 악화가 예견됐다"며 "고용지표는 다른 경제지표에 비해 후행하는 경향이 있어 최소한 2분기까지는 안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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