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월드컵 앞두고 조기 19라운드…울산, 값진 승점 3점으로 2위 도약 조현우 8세이브·골대도 도운 울산, 한 골 지켜낸 값진 승리
안양종합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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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저녁에도 빈틈없이 채워진 FC안양 서포터즈석. 경기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아시아투데이 전형찬 선임 기자 = 23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9라운드에서 울산HD가 FC안양을 상대로 귀중한 승리를 거두며 리그 상위권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경기는 원래 6월 18일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울산이 FIFA 클럽 월드컵에 출전하게 되면서 일정이 앞당겨진 조기 라운드로 치러졌다. 조기 편성된 경기였지만 양 팀 모두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며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울산은 후반 초반 터진 에릭의 페널티킥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안양을 제압하며 승점 17점(5승 2무 4패)으로 2위까지 도약했다. 홈 2연승을 노리던 안양은 승점 추가에 실패하면서 4승 6패(승점 12)로 8위를 유지했다. 특히 울산으로서는 개막전에서 안양에게 0대1로 패하며 체면을 구겼던 기억을 이날 승리로 씻어내며 자존심 회복에 성공했다. 최근 리그 6경기에서 단 1승에 그쳤던 울산은 이번 승리를 통해 하락세를 끊어냈고, 클럽 월드컵을 앞두고 반등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경기 초반 울산은 강한 전방 압박을 통해 일찍부터 주도권을 잡으려 했지만, 안양은 밀집 수비와 조직적인 후방 빌드업을 통해 흔들리지 않고 맞섰다. 울산은 루빅손과 에릭을 중심으로 측면을 파고들며 위협적인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했지만, 안양의 골문을 지킨 김다솔 골키퍼의 연이은 선방에 막혔다. 안양 역시 김보경과 김운을 앞세워 빠른 역습을 시도하며 기회를 엿봤고, 전반 종료 직전 에두아르도의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은 조현우의 슈퍼세이브에 걸리며 양 팀 모두 아쉬움을 남긴 채 0-0으로 전반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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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골을 성공시킨 울산 에릭, 페널티킥 골 후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사진 프로축구연맹
팽팽하던 균형은 후반 4분 깨졌다. 김영권의 전진 패스를 받은 고승범이 페널티박스 안으로 돌파하던 중 리영직의 반칙을 유도했고, 주심은 주저 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에릭은 침착하게 골문 왼쪽 아래 구석을 찌르며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에릭은 직전 강원전에서도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킨 데 이어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며 울산 공격진의 확실한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실점 이후 안양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공격적인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후반 14분부터 마테우스, 모따, 채현우 등을 잇달아 투입하며 라인을 끌어올렸고, 곧바로 후반 17분에는 토마스의 날카로운 크로스에 이은 채현우의 왼발 발리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후에도 안양은 코너킥과 프리킥 등 세트피스에서 계속해서 찬스를 만들었지만,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과 울산 수비진의 집중력은 끝까지 유지되며 결국 동점 골은 터지지 않았다. 울산은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리드를 지켜내며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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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쉬움을 드러내는 FC안양의 유병훈 감독.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경기 후 유병훈 FC안양 감독은 "평일 경기임에도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해주셨고, 선수들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줬다. 내가 부족했다. 넘어질지언정 쓰러지지 않겠다는 각오로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까지는 우리가 준비한 흐름대로 잘 풀어갔다. 하지만 후반 실점 이후 흐름이 바뀌었고, 교체 투입을 통해 승부수를 던졌지만 골이 나오지 않아 아쉽다"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리그 첫 선발 출전한 박정훈에 대해서는 "연습 경기와 훈련에서 좋은 인상을 남겼고, 오늘도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출전 기회를 점차 늘려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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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원정에서 값진 승리를 거둔 뒤, 소감을 전하는 울산HD 김판곤 감독.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김판곤 울산 감독은 "쉽지 않은 경기였다. 안양이 수비를 탄탄하게 조직해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도 찬스를 계속 만들어갔고,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가 원하는 경기력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지만, 경기를 주도하는 과정은 긍정적이다. 필드골도 곧 터질 것이라 믿는다. 경기 흐름이 불안정한 '퐁당퐁당' 패턴을 벗어나 꾸준한 경기력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통해 울산은 승점 17점을 기록하며 리그 2위로 올라섰고, 안양은 승점 12점으로 8위에 머물렀다. 후반 4분 에릭의 페널티킥으로 승부가 갈린 이 경기는, 울산이 개막전의 패배를 설욕하는 동시에 다가올 클럽 월드컵을 앞두고 흐름을 되찾는 데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안양은 비록 승리를 놓쳤지만, 강팀을 상대로 끝까지 물고 늘어진 경기력으로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