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약 글로벌 진출 ‘장애물’
탄핵 사태에 ‘한의약 홀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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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한의계에 따르면 한의약진흥원의 원장 자리는 지난해 4월부터 현재까지 공석이다. 전임인 정창현 원장이 지난해 4월 23일까지 공식 임기가 끝난 후 3개월 뒤인 7월에 퇴직했지만 여전히 수장을 찾지 못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신제수 정책연구본부장이 직무대행으로 업무를 수행 중이다.
진흥원은 당시 새로운 원장을 선출하려 했으나 끝내 찾지 못하고 그해 7월에 서류를 마감했다. 당시 한의계에서는 9명이 지원했으며 진흥원 임원추천위원회는 이들에 대한 서류 심사와 면접심사를 거쳐 한의대 학장 출신 등 3명을 최종 후보군으로 추린 후 복지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의약진흥원 관계자는 "한의약 세계화 등 한의약 육성과 발전을 위한 다양한 현안 해소에 역량을 보유한 적임자를 추천하기 위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조만간 임원추천위원회를 재구성해서 조직의 지속가능성과 성장을 위한 원장 후보자를 추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의계를 이끄는 주요 공공기관장인 한의약진흥원의 원장 자리가 비워진 채 복지부가 한의약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복지부는 해외 진출과 중국 환자 유치에 나설 한의 의료기관을 모집했다. 한의약 해외진출 지원사업은 한의 의료기관의 중동·미국·캐나다·동남아, 독립국가연합(CIS) 등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와 관련 정영훈 복지부 한의약정책관은 "앞으로도 다양한 해외 지원사업을 통해 해외 진출 및 외국인 환자 유치를 확대하고, 세계 전통·보완통합의약 시장에서 한의약의 점유율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복지부는 제1차 한의약육성발전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한의약의 건강·복지 증진 및 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구체적으로 장기요양센터·주간보호센터와의 연계 협력 체계 구축, 폐암 등 5개 질환에 대한 한의 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등을 포함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한의약 홀대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한의계 관계자는 "진흥원은 한의약 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위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이라며 "정부가 나서 한의약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기관장 공석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불안한 정국에 한의학이 홀대받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한의약의 과학화와 표준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리더십 부재를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