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재해·기후 변화·질병 확산 등 겪는 주민들 지원책 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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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매체 BFM TV는 22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이 닷새 일정으로 마요트, 레위니옹, 마다가스카르, 모리셔스 등 인도양 지역 순방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프랑스는 과거 활발한 식민지 개척으로 카리브해부터 남태평양까지 세계 곳곳의 해외 영토령을 갖고 있다. 그 중 인도양에 위치한 해외 영토령은 마요트섬과 레위니옹섬으로 총 2곳이다.
중국, 러시아가 득세한 인도양의 프랑스 해외 영토령은 최근 몇 년간 주권에 위협을 받아왔다. 그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로 발생한 초강력 태풍으로 인해 국내적으로도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5일간의 인도양 순방은 인구 약 32만명의 마요트에서 시작됐다. 이 지역은 지난해 12월 섬을 강타한 태풍 '치도'로 인해 피해가 발생했다. 프랑스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인 마요트에서는 인구의 3분의 1이 실업자며 75%가 빈곤 계층에 속해 있다.
기후 재난에 취약한 마요트에서 강풍과 폭우로 인해 농업 및 도시 기반 시설이 파괴됐으며, 학교와 병원 등 공공시설도 일부 폐쇄됐다. 피해 규모에 비해 대응 인프라가 부족해 주민 불만이 증가했고 치안에 문제가 발생해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21일 마요트를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은 섬을 재건하기 위한 30억 유로(약 4조4000억원) 규모의 6년 단위 예산안을 발표했다.
마요트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인도양의 또 다른 해외영토령인 레위니옹이다. 이곳은 프랑스에서 가장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이는 지역이지만 현재 치쿤구니야 바이러스(열대숲모기·흰줄숲모기에 물려 감염되는 유행성 열병)의 유행과 태풍 '가랑스'로 인한 피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구 약 88만명의 레위니옹에서 올해 치쿤구니야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사람은 6명이다. 지금까지 약 10만명(전체 인구의 9분의 1)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레위니옹 중앙병원의 리오넬 칼렝주 원장은 "몇 주 전부터 매일 30~40명의 환자가 치쿤구니야 바이러스로 응급실을 찾고 있어 병원 시스템에 심각한 부담이 되고 있다"며 보건 인력의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이달 초 비긴급 수술 일정이 연기됐고 휴가 중인 의료진이 소환되는 등 긴급 상황이 발생했으나 레위니옹 보건청은 현재 감염 사태가 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봤다.
마크롱 대통령은 레위니옹 보건청을 찾아 유행 상황을 살피고 대응 현황을 보고 받을 예정이다. 레위니옹에 닥친 시련은 비단 바이러스뿐만이 아니다.
지난 2월 말 섬을 강타한 태풍 '가랑스'로 인해 5명이 사망했고 2억5000만 유로(약 3700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피해액 중 1억5000만 유로(약 2200억원)는 농업 분야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이미 심각한 가뭄으로 인해 먹구름이 끼었던 레위니옹의 농업 분야가 더 어려워졌다. 사탕수수를 주로 재배하는 레위니옹의 식량 자급률은 75%에 달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레위니옹에서 농민들도 만나 기후 변화로 인해 지속해서 태풍 피해를 보는 주민들을 위로하고, 극한 기후 속 생존하기 위해 지역 협력을 강조할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2곳의 해외 영토령을 포함해 한때 프랑스 식민 지배에 있었던 마다가스카르와 모리셔스도 방문한다.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마다가스카르와 모리셔스는 현재 프랑코포니(프랑스어권 국제기구, OIF) 회원국으로 프랑스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오는 24일엔 모리셔스에서 열리는 제5차 인도양위원회 정상회의 참석해 식량 주권 확보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